9월 232006
 

0. 도입   “검증되지 않은 삶은 살 가치가 없다” – 소크라테스   삶을 산다는 것, 그것은 단순히 생명을 유지하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거기에는 무언가가 더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삶’이라고 부를 수 있게 된다. 우리는 거기에 무엇을 더 붙일 수 있을까?   보통은 거기에 ‘괜찮은 직장과 안정된 가정’을 덧붙인다. 그것은 이 시대(특히 이 조그만 나라)의 캐치프레이즈다. 그리고 대부분의 […]

9월 222006
 

연애, 사랑, 결혼에 관한 잡념들-에쿠니 가오리,<반짝반짝 빛나는>을 읽고 일본여류작가 에쿠니 쇼코 곤 무츠키 신혼부부 곤의 나무반짝반짝 빛나는은사자들 색소가 희미한 사자 은색, 다른 사자들과 달라 따돌림 자기들만의 공동체 사랑을 하거나 서로를 믿는다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만용이다. 호모 알코올 중독자, 결벽증 카키이 : 싸구려 삼류소설 호모 불안정한 장서 미즈호 : 남편의 애인걱정 인공수정 -> 아기를 낳아야 하네기 […]

9월 092006
 

 (영준 씨 글을 베껴쓰며) 모 병장의 하루 매일같이 새벽근_무에 시달리기에, “각 소대 현시간 부로 기상입니다.” 따위의 당_직병의 방송에도 절대 단번에 일어나지 못한다. 병영문화혁신이 너무 잘 된탓인지 이 곳의 육군 병장은 오성장군 중 하나로 대접받기는 커녕, 전입 백일도 안 된 신병이랑 꼭 같은 취급을 받으며 사정없이 주-야간 근_무에 시달린다. 불과 반년 전만하더라도, 상병인 나는 따스한 햇살 […]

9월 062006
 

    알렉산더 로젠버그? 는 오늘날 철학이 단 두가지 종류의 질문에만 답하고 있다고 했다는데, 하나는 “과학이 답할 수 없는 질문들” 이고 하나는 “과학이 왜 그런 질문에 답할 수 없는가” 이다. 글쎄, 장기적으로는 모든 사실이 알려져 결국 과학이 답할 수 없는 물음이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지금은 분명 존재한다.     그런데 생각을 바꾸면, 과학 역시 […]

9월 062006
 

나는 세계의 역사에 관하여, 겉으로 드러난 (후대에 전해져오는) 언행과 사건, 유물 — 이것들은 아마도 정치/사회적 역학관계에 따른 산물이겠지만 — 그 이상의 사상의 역사에 인과성을 부여하고 싶지 않다. 내게 사상의 역사는 통시적이기 보다는 공시적이고, 배우고 익히는 타자라기보다는 인간 종에 내재된 폭넓은 성향 그 자체이다. 아마 이런 생각은 이성적 판단 이전에, 철없는 나의 생떼스런 고집에서 기인한 것 […]

9월 012006
 

  일전에 글에서 밝힌대로 내게 가장 깊은 인상의 과학자는 다윈이다. 그의 성품이나 연구자세같은 사적인 영역 때문이 아니라 승일 씨 말대로 진화론의 대단한 영향력 때문에 그렇다. 최근에 읽은, 박노자의 ‘우승열패의 신화’ –사회진화론과 한국민족주의담론의 역사– 와 같은 책에서도 쉽게 볼 수 있듯, ‘진화는 진보다’식의 진화론의 오독(의도적이든 아니든)과 인종주의, 제국주의 합리화 등의 정치적 악용은, 진화론을 위시한 일체의 생물학적, […]

8월 122006
 

전화를 거는 건, 2년 가까이 걸지 않았던 것만큼 내겐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어. 그간 다른 누구보다도 너의 소식이 궁금하고, 보고싶은데 그저 견뎌왔으니까. 목소리를 듣게 되어 좋았어. 너처럼 나도 정신 못 차릴 정도로 여러 감정이 벅차올랐지만, 그 모든 건 반가움에 비할 바가 아니었나봐. 나는 운명을 믿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모르는 사람에서, 사랑하는 사이가 되고, 사랑했던 사이가 되고, […]

8월 102006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최후의 만찬은 그 천재적 위대함으로 인하여 불멸의 걸작으로 길이길이 추앙 받고 있지만, 사실 우리가 보아온 최후의 만찬은 다빈치의 오리지널이 아니라고 한다. 오랜 세월에 걸쳐 복원의 명목으로 다빈치의 발끝에도 못 미치는 작자들이 덧칠하고 훼손시킨 일종의 변질된 작품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후세에 어떤 일이 벌어졌건 간에 최후의 만찬을 다빈치의 진본이라고 생각하며 보아왔다. 엄밀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