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062009
 



학업 및 연구계획서



* 진학후의 학업에 대한 계획을 아래에 기술하십시오.


<항목은 예를 들어, 자기소개, 진학동기, 미래의 연구계획 등등>


* 기술하는 항(項)마다 그 첫머리에 항목명을 적고 항 사이에 약간의 여백을 주십시오.


1. 오랫동안 준비해온 길


중․고교 시절에는 정보과학 영재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훗날 컴퓨터과학을 전공하려 했습니다. 대학입시를 앞두고는 인간의 속성과 세계에 대한 고민이 많아져 철학과에 진학하고자 했습니다. 입학 후에도 공대의 프로그래밍 수업을 듣거나 진화생물학 관련 교양수업 등 다양한 수업을 들으며 1학년을 보냈습니다. 갈피를 잡을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여러 관심사에서 저는 “인간에 대한 과학적 접근” 이라는 큰 줄기를 골라냈고, 결국 망설임 없이 심리학을 선택했습니다.


2004년 1학기, 심리학의 실험 연구방법을 수강하고 여름에 우연한 기회로 시각연구실에서 학부생 RA를 하게 되면서부터 저는 심리학에 더욱 강하게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이전 연구를 조사해보며 실험을 설계하고, 실제 실험참가자를 받아 결과를 내는 과정을 몸소 체험하면서 저는 연구자의 흥분과 보람을 조금 맛볼 수 있었습니다. 동시에 전공기초지식조차 턱없이 부족했던 2학년으로서 한계를 느끼기도 했습니다.


군을 제대하고 복학한 2007년, 저는 한 가지 흥미로운 발견을 하게 됩니다. 그것은 제가 그때까지 들었던 강의 중 상당수가 연계전공 “인지과학” 이수 과목에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에 마치 제도가 저를 좇아 만들어진 것 같다는 착각과 함께 심리학 전공, 인지과학 연계 전공생으로서 학부를 졸업하게 되었습니다.



2. 꿈, 새로운 도전, 호기심


어릴 적부터 간직해온 꿈이 바로 ‘인공지능’의 구현입니다. 인간이 현실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일들을 기계, 로봇을 통해 극복하려는 시도는 인공지능이 아닙니다. 진짜 인공지능은 사람이 능히 할 수 있는 일을 기계를 통해 마치 인간처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물론 역사가 짧기도 하지만 현재 인공지능 연구는 답보상태에 놓여있다고 들었습니다. 이제 저는 이것이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닌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저는 곁에서 지켜보고 싶고, 제 자신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려고 합니다.


한편 제가 연구하려는 학문은 단순히 공상만화 속 로봇을 실제로 만들어 내기 위한 도구에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2007년 교내에서 열린 인문학발표경시대회에서 저는 에드워드 윌슨의 ‘통섭’이라는 책을 주제로 발표하게 되면서, 미래 융합학문의 중심에 ‘인지과학’이 놓여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인간의 마음과 의식에 대한 최신의 연구결과들이 수많은 철학자들이 수천 년간 펼쳐놓은 다양한 인식론들의 참과 거짓을 가려낼 기준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은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인간의 의식 경험은 어떤 과정에 의해 획득되는 것일까요? 어떤 자극이나 생각에 주의를 쏟는 것은 우리 의식경험의 전제가 되는 것일까요? 나아가 인간에게 과연 자유의지가 존재하는 것일까요? 이러한 질문들은 우리가 인간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끊임없이 제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3. 연구 관심 분야


Soon, Brass, Heinze & Haynes(2008)에 따르면, 사람들이 어떤 결정을 하는 상황에서 본인 스스로 그 결정을 인식하기 이전인, 이미 약 7초 전에 발생한 뇌의 활동을 측정하여 그 사람의 결정을 예측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것은 오래 전에 출판되어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한 색다른 접근으로 화제를 모았던 Libet의 재치있는 손가락 움직이기 실험에서 인간이 의식적인 의도를 갖기 300~500ms 이전에 두뇌의 활동전위가 일어난다는 연구 결과(Libet, et al, 1983)의 업데이트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보통 의식적 자아가 행동을 낳는다고 믿기 때문에, 이를 뒤엎고 의식이 행동이나 뇌 활동에 따른 부수적인 산물일 수 있다는 문제 제기는 매우 흥미롭고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위 연구들은 운동 통제, 의식과 행동의 관계에 대한 실험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우리의 자유의지나 의식경험을 올바르게 설명하고 있지 못하다는 비판이 가능합니다. 예컨대 우리가 마음 속으로 의식적인 어떤 생각을 하고 결론을 내려도 그것이 늘 신체 운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궁극적으로 저는 의식, 의지와 행동을 연구할 좋은 연구 패러다임을 찾아내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우선 관련 연구들을 리뷰하면서 풍부한 시각 의식 경험들의 속성을 조사하는 것으로부터 연구를 시작해나가고 싶습니다.



4. 참고 문헌


Libet, B., Gleason, C. A., Wright, E. W., and Pearl, D. K. (1983). Time of conscious intention to act in relation to onset of cerebral activity (readiness-potential). The unconscious initiation of a freely voluntary act. Brain, 106, 623-642.


Soon, C. S., Brass, M., Heinze, H. J., & Haynes, J. D. (2008). Unconscious determinants of free decisions in the human brain. Nature Neuroscience, 11, 543-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