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52000
 

<독서감상문> – 허생전 –

– 이상과 현실적인 문제 –


보통 허생전은 박지원의 현실인식으로 종전과 다른 실학(?) 사상이 드러난 작품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나는 다른 생각이 든다. 수많은 허생전 패러디와 함께 아주 오래전부터 읽어온 이야기이지만 한창 이것저것 따져대고 골몰하는 지금의 나에게 그동안과는 다른 생각이 든다.

허생이 능력을 발휘해서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것에는 별 관심이 없다. 책상 앞에 앉아서 책만 보고 있는 그에게 돈을 벌어오라는 그의 아내의 말에 나의 시선은 집중된다. 그렇다. 그는 분명 자기가 하고 싶은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현실적인 문제로 아내에게서 방해를 받은 것이 아닌가!

나의 이상이라고 생각되는 것 (이 정도로 다른 것에 방해를 받아 나약하다, 아니 내가 아직 나약하다) 과 현실적인 문제와의 충돌. 뭐 비단 나의 경우 뿐만아니라 여기저기서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 생활이 주로 이루어지는 학교의 얘기를 해본다.

교육개혁문제가 나올 때도, 보충수업 찬반 문제가 나올 때도. 논리와 이상에는 모두가 인정을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다툼이 일어나게 된다. 매우 갑갑한 문제다. 특히 우리나라는 민주의식이랄까. 그런 것들이 부족해서 자기 희생은 전혀 용납이 되질 않는다. 그런 이유로 결국에 발전이 더디다고 생각한다.

현실의 문제를 완전히 외면할 수는 없다. 그리고 양쪽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것이 현명하다. 학생들이 이런 인식에 머리 쓰기도 전에 수학문제 하나 더 풀어야 하는 현실은 너무나 각박하다. 지금의 상황에서는 다들 조금씩 희생을 감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모범생은 칭찬받기에 바쁘고 이른바 불량생은 학교에 잠시 앉아있다가 가는 상황에서는 뭔가 변화가 필요한 것이 분명하다.

이상과 현실의 차이가 너무 심한 것만 같다. 뭐 어떤 현실에서든지 이상은 현실이상의 뭔가가 되겠지만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나중에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할지도 생각을 해본다. 역시 무언가 내 생각을 자유로이 개진할 수 있는 직업이라면 좋겠는데 말이다. 속히 후련하게.

역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나도 안다. 속은 많이 갑갑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에 대해서 열정적으로 덤벼드는 그런 모습을 가져야하겠다고 다시금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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