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62004
 

  9월초에 제가 큰 잘못을 했습니다.
 강제로 섹스를 했지요.
 사이 별로 안 좋은 때였는데
 그녀가 생일 너무 잘 챙겨줘서 제가 너무 감동먹어서 들 뜬 상태에서
 자취방에 가서 한 침대에 누워 벌거벗고 뒹굴다가
 삽입을 하려는데 콘돔이 없었고
 간만이라 더 아팠고
 불안했던 그녀는 거절했고
 저는 그냥 했습니다.

 …헤어졌습니다. 좋아하는 데 너무 큰 상처라고 놓아달라더군요. 저는 제가 그녀에 대한 사랑을 접어버려서 함부로 섹스한
것이 아니라는 걸 압니다. 그래도 성문제에 있어서 늘 자신있었고 깔끔했던 제 자신에 대한 실망과 더불어 실제로는 그녀가 느끼는
감정이 중요하기에 저는 변명 한마디 못하고 그녀의 말에 따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9월은 가버리고 10월 초, 힘들어하는 내게 그녀는 자긴 마음을 정리했다고 말했지요….

 
 이제 10월이 가는 마당.. 그녀는 저와 꽤 친한 동아리 선배와 사귀려 하고 있습니다. 스물다섯살의 연애 한 번 못해봐서 사람들에게 늘 놀림당하던 소심하고 착한 선배입니다.

 아- 두 달간 깨어날 때와 잠들 때 흘린 눈물로 충분하지 않은가요. 그냥 잊으려 하다가도 멀리 내다보고 견디자고, 쌓여가는
업무나 잘 해내자고 생각하고 맙니다. 그녀가 너무 힘들었던건가요. 진정으로 행복하려 그러는건가요. 돌아올 수 없으려 하는
건가요.

 어른이 되면서 오입질은 그만 두자고 수없이 다짐했습니다. 저는 인과응보를 믿지는 않습니다.  제대로 사랑하기가 이렇게
힘든가요.  길지도 짧지도 않은 연애사, 삶 속에서  사랑 문제로 이렇게 아파보기는 처음입니다. 제가 심리학을 공부한다는 게
진정으로 원망스럽네요..

 Leave a Reply

You may use these HTML tags and attributes: <a href="" title=""> <abbr title=""> <acronym title=""> <b> <blockquote cite=""> <cite> <code> <del datetime=""> <em> <i> <q cite=""> <s> <strike> <str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