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82003
 

아– 뭣도 모르고 대학에 들어온 나. (들어오기 전에 어떤 생각을 했는가! 술 한잔도 입에 쉽게 대지 않겠다는 친구와의 다짐이 새삼 떠오른다.)

 


대학의 성적은 A B C D F 와 + 0 – 라는 낯선 방식으로 매겨져 계산이 어찌되는 건지도 잘 몰랐고…


 


 지금 순간 내가 올해 들었던 수업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가고~ 교수이름들도 대개 기억나며, 강의를 통해 고민했던 내용, 내가 쏟은 애정, 교수나 수업내용에 대한 내 나름의 판단도 서는 이 날짜 이 시간……




2003 학년도 1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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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입문, 3, A+


; 권미경 교수였던가. 강의는 경험이 없어서인지 그리 능숙하지 않았다. 파워포인트, 영화자료 활용이 돋보였는데, 파워포인트
자료는 심리학과 공통 자료인거 같다. 1교시 수업에 사이버강의…. 모르겠다. 본래 심리학을 좋아해온 나는 그저 그
인간행동의이해 책을 들여다보는게 싫진 않았다. 재밌는 학문이다. 영진이형과 정구랑 같이 사이버 공간의 심리에 대해서 발표를 했던
것이 생각난다. 학기 초 발표라서 정말 긴장도 했고, 리허설까지 해봤다.. 해당 분야 연구자인 우리학교의 황상민 심리학과 교수,
장근영 박사 에게 도움을 받기도 했다…




글쓰기 심화, 3, A+


; 입학도 안 했을 당시 무심코 들어간 학교 홈피에서 심화반 지원안내가 있어서, 역시 평소 내 성격대로 그냥 인문학도로서 글쓰기
잘 해야한다는 각오가 있다고 소개서 쓰고 고등학교 독후감 상 탄 거 첨부해서 FAX로 지원했는데….. (뒷날 딱 10명의
심화반 친구들과 얘기해보니 지원미달이었다고 한다. 다들 깡으로 해봤다는… 진짜로 글 잘쓰는 애들은 그냥 글쓰기 반에서
있다고, 심화반은 학점 받기 어려울꺼라는 오해가 있었나보다. ㅋㅋ 알고보니 심화반은 절대평가인데하하하하)


 그런데 정말 피 터지는 수업이었다. 일주일에 3~4 개씩 완결된 글을 쓰는 것은 단순 과제라기보다는 훈련에 가까웠다. 50자
200자 1000자 2000자 4000자 소논문에 이르기까지 분량은 물론 영화평코멘트, 감상문, 수필, 용어정의, 설명하기,
신문시론, 소설, 보고서, 이력서, 자기소개서, 친구소개서, 묘사하기, 은유하기 등 그야말로 살면서 보는 모든 종류의 글을
한번씩 써보게 했다. 소재는 대개 니맘대로…. 아 정말 김성수 교수님, 돈 잘 안쓰고 휴강이나 쉬는 시간도 없고 숙제는 열라
많이 내서 미워했지만, 한학기내내 10명이 개고생 해서 쓴 모든 글들이 모인 두꺼운 문집을 보니 좀 감사하다. 썩을 연대가
좋아하는 “심화”, “특별” 의 범주여서인지 그 비싼 연극표, 밥값, 술값 등을 학교돈으로 썼다. 게다가 중앙동아리도 아닌데
전공이 다른 좋은 친구들과 끈끈한 사이가 될 수 있었다는 건 뭣도 모르는 외로운 1학기의 기쁨이었다… 지금은 활동이
죽어버렸지만, 우리의 글쓰기 과제물과 대화들이 남아있는 컴티는 여전히 살아있다.  http://yonseiwrite.wo.to




채플(1), 0, P


; 막판까지 해서 한 세번 빠졌나. 사실 채플 시간이 나쁘지 않다. 학교에서도 신앙에 관계없이 누구나 일상의 잠깐 명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애쓰는 흔적이 엿보인다. 허나 명상=잠 ??  월요일 3교시인 이 시간에 대개 나는 요번 주에 중요한 일들을
쭈욱 상상하다가 공상에 빠지고 눈을 감았던 기억이….아니면 연세춘추를 보거나…..(그래도 강사가 웃긴 얘기 하면 그건
줏어듣고~  노래나오거나 춤추면 감각기관이 반응했다)




사학입문, 3, A+


 이상의 교수님.  (정확히는 강사였다. 본인이 강사의 처우개선을 수업시간에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기억에 남기는 내용은
없었지만, 난 진짜 사학 ‘입문’ 을 시켜준 수업이라고 생각한다, 이건 근 십년을 했던 사실 외우기 심지어 역사적 평가까지도 책
대로 외우는 것이 아니니까.


 시종일관 스스로 ‘사관’을 세워가는 것을 강조했고, 선생 자신의 것으로 보이는 ‘민중사관’, ‘반제국주의, 인본주의 사관’
역시 적절한 수준에서 드러났을 뿐 강요되진 않았다. 뭐랄까, 지배적 사관에 의해 은폐되고 심지어 왜곡된 사실을 바로 알리기 위해
선생의 의견을 피력하고 관련 비디오 자료를 상영할 때 조금씩 드러났을 뿐이다.


 발표수업, 토론수업, 보고서 작성 등도 비록 그것이 역사학, 인문학에 무지한 (지식의 측면도 그렇지만 자세 자체가 안 돼있는 —특히 최근의 추세) 새내기들에겐 버거웠지만 사실 알찬-.- 과제였다.


연세대학교 곳곳의 건물과 탑 하나에 서린 역사를 캠코더를 들고 직접 답사하고, 동영상 편집에 ppt 작성, 도서관에서 연세대학교
100년사 이따위 연보같은 책들을 몽땅 빌려서 27살 먹은 03학번 김찬규 형, 영문과 02인 주지윤 누나, 그리고 지금은
군대가버린 봉승이… 우리 정말 개고생했다…학교 답사, 헌법재판소, 서울역 앞 등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보고서랑 발표
준비로 하얗게 새운 밤들. 잊을수가없다..


 가족사 보고서는 또 얼마나=.= 그걸 쓰느라 초딩때 일기장 40권을 전주에 내방에서 뽑아오고, 큰아버지를 만나고, 할머니 집
옛날 사진이랑, 최근 사진(요건 폰으로 찍어오고)… 우리집 가정 경제의 역사도 중요하다 생각되서 엄마한테 아빠 월급명세서
결혼후로 쭉 모아논거 찾아달라고…… 대단한 작업이었다. 그러니 요 그지같이 복잡한 세상을 정리하는 역사가는 얼마나 빡신
작업을 해야한단 말인가!


 수없이 썼던 토론노트?? 비스무리한 A4 한장의 쪽글도 정말 읽기 자료가 훌룡해서 (여성문제, 이주노동자 문제 등등) 내 스스로 혼신의 힘을 다해 썼던 기억이…




실용영어회화, 2, A-


 michael zanolli  자놀리=.= 이름부터 발음하기가 구린 이 머리긴 선생님.. 1학기 유일한 A- 라서 솔직히
아쉬웠다. 근데 정말 부담없이 회화를 즐겼다. 파트너 진정한 (이름이 진정한) 과 어리버리 소개하다가 동향이네? 하고
친해져서….. 음 그러니까 수업은 참 재밌었는데 성적 구려진건 이놈이랑 내가 시험시간을 거르고 나중에 가서 떠듬떠듬 말해서
시험봤던 게… 어차피 인터뷰 (파트너랑  둘이 대화하는거)라서 뭐 늦어도 공정성에 큰 차질이 있는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시간이 늦은건 늦은거다. 잘못했다.  




우주의이해, 3, A+


; 나이드신 천문석 교수.  사이버 강의


컴퓨터입문, 3, A+


FRESHMAN SEMINAR, 1, P




2003학년도 여름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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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와현대사회, 3, A0


C++ 프로그래밍, 3, A+






2003학년도 2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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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입문, 3, A0


철학입문, 3, B+


영어강독, 2, A0


현대사회와경제, 3, B+


리더십이론, 3, A+


생명윤리와인간본성, 3, 미확인


디자인과문화, 3, B0


요가, 1,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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