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72004
 








에빙하우스 착시에서 중심 자극과



주변 자극의 유사도에 따른 착시량







이 훈 재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착시







초 록











에빙하우스 착시에서 중심 자극(원)과 주변 자극의 유사성(중심 자극과 모양이 얼마나 비슷한가; 원, 정사각형)이 착시의 양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한 단일변인 두 수준 실험이 실시되었다. 실험 결과, 주변 자극이 원일 때와 정사각형일 때 착시의 양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주변 자극이 원일 때, 즉 중심 자극과의 유사성이 클 때 착시량이 컸다. 따라서 에빙하우스 착시에서 중심 자극이 원일 때는 유사성에 따른 착시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짐작이 가능할 것이다.































































서 론











  착시는 감각 자료가 지각되고 처리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각오류 중 시각체계에서의 착각이다. 즉 눈에 의해 제공된 감각자료가 처리되는 과정 중에 여러 가지 지각오류가 발생하여 일어나는 현상이다. 지금까지 연구되었던 착시는 매우 다양하며, 이번 우리 연구 주제였던 에빙하우스 착시도 그 중 하나이다.



  에빙하우스 착시는 중심 원을 둘러싸고 있는 크거나 작은 원들에 의해 크기가 같은 중심 원의 크기가 서로 다르게 지각되는 현상이다. 이 착시는 처음 에빙하우스가 제안한 이후, 많은 학자들이 여러 가지 가설로 그 현상에 대한 원인을 설명해 보고자 했다. 그러나 이 현상을 정확히 설명할 수 있는 단일 가설은 아직 없었다. 에빙하우스 착시를 설명하려는 이런 노력 중 대표적인 두 가지 가설은 인지적 크기 대조 가설과, 윤곽 상호작용 가설이다.



  인지적 크기 대조 가설로 에빙하우스 착시를 설명하는 이론들을 살펴보면, 먼저 크기 대조 이론(Massaro and Anderson, 1971)이 있다. 이 이론은 주변 자극들과의 관계 속에서 중심 원의 크고 작음을 과장하게 만들어, 원의 크기를 달리 지각하게 만든다고 설명한다. Coren and Miller(1974)는 검사 자극과 유도 자극간의 유사성 이론을 주장했다. 즉 크기 비교 대상이 비슷한 모양일 때 크기 차이를 더 명확히 대조할 수 있기 때문에 에빙하우스 효과가 더 잘 일어난다고 주장한 이론이다.    Choplin and Medin(1999)은 Coren and Miller(1974)의 실험에서 유사성의 개념이 제대로 정의되지 않았다고 반박하며, 모양의 둘레 유사성 이론을 주장했다. 이 이론은 윤곽의 둘레 길이의 유사도에 따라 착시 정도가 달라진다는 이론이다. 이런 설득력 있는 여러 설명들에도 불구하고 인지적 크기 대조 가설은 중심 자극으로부터 떨어진 주변 자극의 거리나 주변 자극의 수에 따라 착시량이 달라지는 현상을 설명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에빙하우스 착시 효과를 설명하려는 나머지 하나의 가설인 윤곽 상호작용 가설은 중심 자극과 주변 자극의 유인과 반발에 의해 착시가 일어난다고 설명한다. 여기엔 두 가지 모형이 있다. 먼저 혼합 모형이 있는데, 이 모형은 형태 유인과 크기 대조가 함께 일어나는 모형이다. 다른 하나는 이중위상 상호작용 모형이다. 이는 주변 자극의 크기에 따라 반발 혹은 유인에 할당되는 영역의 크기가 달라지며, 이것이 착시를 일으킨다고 한다. 그러나 이 가설에도 한계가 있다. 그것은 Coren and Miller(1974)가 발견한 유사성 효과를 설명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연구자들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의 이론과 가설들은 한 현상은 잘 설명하는 반면 다른 측면을 설명하는 데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어떤 학자들은 에빙하우스 착시 현상에는 복합적인 메커니즘이 작용한다고 말한다(Ehrenstein and Hamada, 1995).



  우리 실험의 가설은 ‘에빙하우스 착시에서 주변 도형의 유사도가 클수록 착시의 정도가 커질 것이다.’ 이었다. 기본적으로 인지적 크기 대조 가설 쪽에 기반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Coren and Miller(1974)의유사성 이론을 배경으로 도출된 것이다. 이 실험은 중심 자극을 원으로 하고, 주변 자극으로는 원과 비슷한 정도가 다른 제 개의 크고 작은 같은 원소들을 사용했다. 네 가지 모양의 주변 자극은 원, 육각형, 삼각형, 각진 모양이었다. 이 도형들의 원과의 유사도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평가하도록 했다. 이 자극들로 주위를 둘러싸인 중심 원 크기에 대한 착시의 정도를 평가했다.



  이번 실험에서 사용한 유사도에 대한 조작적 정의를 내린다면, 중심 도형인 원과 비슷한 정도라 할 수 있다. 이 실험에서는 주변 도형이 원과 정사각형이므로 원은 유사도가 큰 주변도형이고, 정사각형은 유사도가 작은 주변도형이다. 따라서 이번 실험이 우리의 가설을 지지하기 위해서는 주변 도형이 원일 때 착시의 정도가 더 커야 했다.



  우리의 실험은 Coren and Miller(1974)의 실험을 약간 변형시켜 재실험 해 봄으로써 이론의 일반화 가능성을 높인다는 의미를 갖는다. 동시에 심리학 실험 연구 방법을 배우는 학생들이 실험 설계와 수행을 직접 연습해 본다는 의미도 갖는다.











방 법











실험 참가자



  실험 참가자들은 2004년 1학기에 연세 대학교에서 심리학의 실험 연구 방법 과목 수강 학생들이었다. 실험에 참가한 인원은 총 34명이었다.







재료 및 도구



  에빙하우스 착시를 모니터의 양쪽에 제시하고, 오른쪽 자극의 중심 원 크기를 키보드로 조작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된 컴퓨터를 이용했다. 컴퓨터는 팬티엄 4를, 주사율 72hz, 해상도 1024 x 768의 자극을 보여준 17인치 모니터, 그리고 키보드를 사용했다.







실험 설계 방안



  단일 변인 두 수준 실험이 실시되었다. 독립 변인은 중심 도형과 주변 도형 사이의 유사성(원, 정사각형)이었다. 실험 자극들이 모니터에 나타나도록 프로그래밍 했다. 모니터의 왼쪽에는 작은 주변도형들이 중심 원을 둘러싸고 있는 에빙하우스 착시 자극이, 오른쪽에는 큰 주변 도형들이 중심 원을 둘러싸고 있는 자극이 제시되도록 했다. 중심 자극은 항상 원이며, 왼쪽에 제시되는 자극의 크기는 고정되도록 하였다. 주변 자극(원 또는 정사각형)은 같은 모양과 크기의 도형 4개가 90도의 각도로 위, 아래, 오른쪽, 왼쪽에서 중심 원을 둘러싸게 했다.



  실험 참가자의 과제는 왼쪽의 중심 원과 크기가 같아 보일 때 까지 오른쪽 중심 자극의 크기를 조절하는 것이었는데, 이 때 왼쪽 원과 오른 쪽 원의 크기 차이가 종속변인이 되었다.



  각각의 실험 참가자들이 두 수준의 독립 변인에 모두 노출되도록 피험자 내 실험으로 설계했다.



  



절차



  실험 참가자들은 컴퓨터 키보드와 모니터 앞에 앉아 실험에 참가했다. 모니터에 제시되는 실험 안내 지시문을 읽은 후, 왼쪽의 중심 원과 크기가 같아 보일 때 까지 오른쪽 중심 자극의 크기를 조절한 후 엔터를 눌러 다음 자극이 제시되도록 하였다. 오른쪽 중심 원의 크기는 무선적으로 제시하였다. 자극의 크기 조정은 키보드의 오른쪽, 왼쪽 방향키를 사용하였다. 한 블럭은 총 20회 시행으로 이루어졌다. 독립 변인이 주변 자극의 모양(원과 정사각형)이므로, 20회 중 10회는 주변 자극을 원으로, 10회는 정사각형으로 했다. 주변 자극이 원일 때와 정사각형일 때를 제시하는 순서에 따라 실험 참가자의 반응 결과가 달라지는 순서효과를 막기 위해 무선화된 역균형법을 사용하여, 원과 정사각형의 주변자극을 무선적 순서로 제시하였다.











결 과











  각 실험 참가자의 20번 수행으로 이루어진 결과를 가지고 통계를 내었다. 착시의 정도를 평균(중간값)해 보면 주변 자극이 원일 때 착시량이 12.24, 사각형일 때 8.62로 주변 자극이 원일 때 더 큰 착시가 일어났다. 통계적 검증 결과는 t(33)=4.258, p< .05 로 매우 유의미했고‘주변 자극이 원일 때와 정사각형일 때 착시 정도에 차이가 없을 것이다.’라는 영가설을 기각했다. 실험의 결과는 주변 자극이 원일 때, 즉 유사성이 클 때 착시량도 더 클 것이라는 우리의 가설을 지지했다.










논 의











  이번 실험에서 나타난 결과는 실험에서 기본적으로 우리가 세웠던 가설이 지지되었다. 이 결과는 중심 자극이 원일 때 유사성 효과가 일어난다는 Coren and Miller(1974)의 연구 결과를 지지한다. 즉 중심 자극이 원일 때는 주변 자극과의 유사성이 클수록 에빙하우스 효과가 잘 일어난다는 것이다. 모양이 같거나 비슷할 때 자극 간 크기 비교가 용이하다. 따라서 주변에 같은 모양의 도형이 둘러싸고 있을 때 중심 자극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크거나 작게 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일어난 결과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실험에는 실험 결과를 오염시킬 수 있는 요소들이 여러 가지 있어서 반드시 유사성의 차이에 따른 착시 정도 차이인지는 후속 실험들을 통해 보다 면밀히 분석해 보아야 한다. 오염변인이 될만한 요인들에는 다음의 것들이 있다. 먼저 주변 자극으로 제시된 원과 정사각형의 넓이가 같지 않았다는 점이다. 원의 지름과정사각형의 한 변의 길이를 같게 맞추다 보니 주변 자극으로 제시된 정사각형의 넓이가 원의 넓이보다 넓었다. 물론 넓이가 더 넓은 정사각형 자극에서보다 상대적으로 넓이가 작은 원에서 착시가 더 크게 나오기는 했다. 이는 일반적으로 주변 자극의 넓이가 넓을수록 착시량이 클 것이라는 예측과 반대되므로 넓이 차이에 의한 결과라고 말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적기는 하다. 하지만 주변 도형의 크기에 따른 착시량의 변화가 선형적이 아닌 이차 이상의 함수처럼 곡선으로 변한다면 주변 도형의 넓이 차이에 따른 문제도 제기할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변 도형이 원일 때와 정사각형일 때의 크기가 같아지도록 맞추어 다시 실험해보아야 한다.



  두 번째 문제가 될 수 있는 요소는 도형의 특성에 따른 착시량 차이 가능성이다. 즉 유사성에 따라서 착시 정도가 달라진 것이 아니라 원이라는 도형 자체가 착시가 잘 일어나는 도형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추측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중심 도형이 사각형일 경우에 대한 실험을 안 했기 때문이다. 중심 도형이 사각형이 되도록 하여 주변 도형을 이전 실험과 마찬가지로 원과 정사각형으로 실험해 보아서 검증할 필요가 있다. 중심 자극을 정사각형으로 했을 때도 우리의 가설인 유사성 가설이 지지된다면, 즉 주변 도형이 사각형일 때 원일 때보다 착시량이 크다면, 도형 특성 때문이 아닌 유사한 정도에 따른 결과라고 더 정확히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 문제점은 중심 원으로부터의 거리 문제이다. 이 실험의 주변 자극과 원의 외곽선으로까지 거리는 우리가 임의로 정한 것일 뿐, 가장 좋은 거리 기준인지는 알 수 없다. 착시량에 자극간 최장거리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문제는 오염변인이 될 것이다. 주변 자극이 정사각형일 때 원일 때보다 길이가 훨씬 길어진다. 도형의 특성 때문에 생기는 문제이므로 완벽히 해결하기는 매우 어려운 문제이다. 하지만 이 문제도 정사각형을 마름모 모양으로 세워서 배치하면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주변 자극이 원일 때나 정사각형일 때나 중심 원으로부터의 최단거리도, 최장거리도 서로 같아진다.



  분명한 점은 이번 실험을 통해 어떤 대상이나 물체를 지각할 때 그 물체만을 따로 떼어서 지각하는 것이 아니며, 대상과 함께 그 주변 환경, 즉 맥락을 함께 고려하여 지각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참 고 문 헌







Rose, D., & Bressan, P.  (2002).  Going round in Circles: shape         effects in the Ebbinghaus illusion. Spatial Vision, 15(2),         19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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