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22004
 

  3:30

 경준이 놈이 또 안 들어오는 바람에 과외 후 허기진 나는 준영이랑 치킨을 시켜먹고 쉴 새 없이 삶의 자세에 대해서 떠들어
대느라 두어시간이 흘러 버렸다. 조또 모르면서 말은 많은 건 돌아보면 우습지만 떠들 때는 진지하고 떳떳하고 보람도 있게
느껴지니까 좋다.

  어제는 늦잠을 푹 자고 컵라면으로 허기 좀 때우다가 나경이 누나가 셤이 끝났다고 전화가 오기에 dvd방가서 화이트 칙스를
봤다.  코미디였는데 뭐 의미를 찾으려면 또 여러가지 생각할 수 있는 유쾌한 엽기 마이너 헐리웃 영화 였던 것 같다.

  전진까지 합류하여  저녁을 먹고 베니카에 갔던 것 까진 좋았으나   내가 과외를 가야했다는 게 아쉽다. 시험 때문에 간만에
가다보니 더 가기 싫고…. 10분전까지 이 얘기 저 얘기를 하다가  허둥지둥 가버렸다.  별로 얘기 할 것이 아니더라도 찍찍
뱉어대는 나이지만, 늘 생각해오던 것처럼 ,  괜찮게 잘 살아가고  따른 생각도 정말 많이하는 내가   문득 생각하기에 정말
밉고, 나쁘지만… 그래도 오늘은 왠지  충분하다는 느낌이 든다.  

 간단한 숙제 몇 개를 넘긴 뒤에   김태진 선생과의 플밍공부,  전에 하던 실험의 개선,  정 박사님과 HCI 아이디어
의논에  신경 좀 써야겠다.  랩사람들 거의다들 공비로  충칭끼자 가는데  비록 학부생이기도 하지만 ,  논문 등록을 하지 않은
채 갈 수는 없는 거니까;   모이는 돈 가지고는 뭘 할건지도  생각해봐야는데; 자꾸 미루게 된다… 전진 책 한 권 사주는
거 말고는 뭐… 충동적으로 좀 쓰는 편이지만 그래도 워낙 씀씀이가 짠돌이다보니까 계획하지 않으면 큰 돈이 나갈거 같진
않은데…  돈 많다고 남들 앞에서 재는 것은 이제 관두고… 양세같은 애들 먹일 것이 아니라  좀 길게 보고  밑그림을
그려봐야겠다^^

  나는 뭐랄까  사는게 딱 행복한 거랑 안 한거랑만 있는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데;  뭐 다른 사람들도 대개 다 그렇겠지만.
그래도 착한 사람들이 내 걱정을 해준다.  자꾸 힘내라 그러고 밝아지라 그러니까  아니;; 내가  그동안 너무나 행복했나보다..
내가 잘 느끼지 못했지만은. 또 그런 생각이 잠깐 들기도 하고..  

  머리 물이 너무 빠져버렸나.  단풍물이 빠져서  겨울 낙엽처럼  색이 바래가는 거처럼;; 수염을 까먹고 안깎고  단추
빼먹고 안채우고, 3주째 세탁을 안하고 그래서 그런건가. ..    사실  삶에 지장있는 게 없고  남겨놓은 것이라면   나를
완전히 쏟아서 만든 불씨 하나 뿐인데.    남들보기에 좋아보이는 척 하는건  힘들기도 하고 뻘짓인거 같다.   나는 사실
늘,  평소에도 머리 손질 잘 안하고.. 옷도 구질구질하게 입고 다니는 편이다…  생각해보니까  뭐   좀 신경쓸 필요는
있나.

  과외 다녀오는 길 날씨가 부쩍 추워졌다는 걸 새삼 느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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