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02004
 

원래.

우울함같은 감정에.

잘 휘둘리는 사람이 아닙니다.

아마도.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감정에 휘둘려서 사는 것을

좋아하지만

나도모르게 늘 모든 것을 이성적으로 판단해버리곤 하는

그런 성격입니다.

그런데.

가끔은. 인생에는 예외가 있는 것인지.

아주 갑자기 걷잡을 수 없는 무지막지한.

그런 우울함이 찾아들 때가 있습니다.

할일은 무지하게 많아서.

사방에다 쌓아두고 있는데.

시간은 모자라서.

일분 일초 다 쪼개서 써야 할 때인데도.

우울함과.

합병증으로 다가오는.

무력함과.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모든 사물에 대한 짜증과.

지금 내 앞에 서 있는 현실에 대한.

두려움에 젖어.

무엇보다도 믿었던 나를 의심해

후회, 자책감, 죄책감으로

눈물에 머리를 담구고

벌써 몇주 째.. 허우적 거렸더랬습니다.

아주 가끔 찾아오는 경우라.

대비책도 세워두지 않았었는데.

그래서.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혼자 해결해보려 하지만.

나약한 의지로는 역부족인걸까요.

자꾸 내가 아닌 그 사람이 걱정되고 돌보고 싶어서일까요

…….

나도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고 싶습니다.

다른 사람 우울한거.

들어주기도, 풀어주기도. 쉽지 않다는 거.

이제까지 여러사람 상담해주면서.

잘 알고 있지만.

정작 내가 우울할때는.

이기적이게도 .

다른이에게 의지해버리고 맙니다.

.

같이 먹고 마셔준 모든 사람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워요.

제가 쳐박혀 있는 탓에 마주치질 못하지만

연락해주거나 걱정해준 사람들도 너무 고마워요.

지금은 괜찮습니다.

아무것도 해결된 것은 없지만

그냥 겉만 웃고 떠들고, 속은 썩어버렸단 걸 알지만

그래도 괜찮아져야만 해요.

무얼 하든  나 답게 하려면 말야.

훈재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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