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02003
 


(사진은 정구 폰카에 찍힌 것)


빡시게 사는 게 쉬운 게 아닌가 보다.  아침 7시에 방에 들어와서 세 시간 정도 자고는 수업을 하러 갔다… 좀 더
자고 싶어서 머리도 안 감고 렌즈도 안 끼고, 옷도 입은 채로, 일어나서는 얼굴에 물만 묻히고 뛰어서 수업에 갔다T_T



대학생이 된 이후로 어젯밤의 일은 손꼽히는 힘든 일이 될 것 같다.  여섯시부터 조모임을 시작했는데 다음날 여섯시가
넘어서…. 그러니까 12시간 넘도록 먹으며, 화장실 다녀오며, 5분휴식하며…. 계속해서 토론하고, 발표자료 만들고, 토론
시나리오 (우리 조가 두 팀으로 갈라져서 토론해야하므로) 만들고…..토론 해보고..으아아아ㅇ




 처음엔 그래도 2~3시면 끝나리라 생각했던 문제가, 조원 간에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고 서로 우기다보니 끝이 없는 것이었다,
말총머리 한 분의 똥고집은 진짜 흔히 보기 어려운 것 같다. 양성불평등의 문제를 진화심리학이나 사회생물학의 입장에서 설명하는 게
주된 과제였는데… 토론의 진행 과정에 있어서 그 분은 자꾸 nature vs nurture … 즉, 유전이냐? 환경이냐?
라는 대결구도로 몰고 가는 것이다, 짜증나게!!  물론 오늘 실제 토론 시간에 진행된 것을 보면, 그런 고민과 논쟁이 헛된
것만은 아니었지만….휴.




 그러고보면 처음에는 수업이 마음에 들어 수강신청 해 놓고, 나중에는 레폿이나 발표, 조모임에 시달리다 못해 선택을 후회하는
것이 좀 어이없긴 하다. 그리고 그럴 때는 늘 “나는 이 수업이 싫다” 는 바보같은 착각을 하는 것 같다.  내가 레폿 자체를
쓰기 싫어하고 발표 자체에 흥미가 없는 것이 아닌데, 분명히 그 주제에 대해서 생각해 볼 만하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인데,
다른 일들과 겹치고, 바쁘고, 몸이 피곤하고,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 너무 쉽게 나를 속여 버린다. 나만 그런 게 아니란 게
위안이란 유일한 위안인가. 그럼 뭐…




하여튼 제기랄 인간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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