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92009
 

교환대학의 크기, 지리적 위치, 기후 등
다른 분들이 작성하지 않은 내용 위주로 적으려고 노력해봅니다.


Kristianstad 는 영어식으로 크리스티앙스타드” 같이 발음해도 되지만 스웨덴 현지인들은 크리환”스타 라고 부릅니다. 대학은 University 라고 부르기에는 좀 작은 규모이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순위권 대학은 아닙니다. 1~2시간 거리에 덴마크의 코펜하겐, 스웨덴 제3의 도시 말뫼Malmö, 17세기에 세워진 유명한 Lund 대학등이 있어서 그 대학들과 도시가 Kristianstad 보다는 훨씬 활기찹니다. 수도인 스톡홀름, 제2의 도시 예테보리Göteborg(또는 구텐버그)까지는 기차로 4시간30분 정도 걸립니다. 미셸 푸코가 전임강사를 받고 “광기의 역사”를 썼던 Uppsala University 까지는 5시간은 걸리네요. 생물학의 린네, 섭씨 온도를 창시한 셀시우스도 웁살라 출신이군요.


Kristianstad 도 원래 교원이나 간호사, 엔지니어들을 1900년대 초부터 양성해온 역사가 있는 College 인데 1977년부터 종합대학이 됐습니다. 교육대나 간호대 학생은 여기와서 공부하면 정말 좋을 듯 합니다. 학업내용도 훌륭한데데가 복지국가 스웨덴에서 정말 느낄 점이 많을테니까요. 이 대학은 스웨덴의 다른 대학들과 달리 외부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적극적입니다. 따라서 유럽전역에서 온 학생들과 한 기숙사에서 지내며 교류할 수 있다는 점이 제게 가장 커다란 메리트였습니다. 벨기에,네덜란드,스페인,이탈리아,독일,프랑스,체코,리투아니아,우크라이나,미국,홍콩,대만 등 대략 생각나는 나라만 이 정도. 한 국가에 적어도 두세명 이상은 되고 많이 온 나라는 10명도 넘고하니 한 건물에서 지내고 함께 여행을 다닐 수 있습니다. 미국식 영어가 아닌 저마다다른 수많은 영어 억양에 익숙해질 수 있는 것도 재밌는 경험입니다.


기후는 바닷가 근처라서 그런지 따뜻합니다. 서울에서 바람많이부는 겨울날씨보다는 따뜻하다고 느꼈습니다. 추위 많이 타는 분들은 전기장판 정도면 됩니다. 저는 전기장판 가져왔는데 안 쓰고 1월 중순까지 잘 살고 귀국했습니다. 비는 자주 오는데, 길게는 안 오고 오다가 금방 갭니다. 사람들은 대개 우산을 안 쓰고 그냥 비를 맞고 다닙니다. 해 뜨고 지는 시간이 인상적입니다. 스웨덴 북쪽으로 가면 봄-여름에는 해가 지지 않는 백야를 체험할 수 있을텐데, 저는 겨울에만 가봐서 하루에 해가 1시간정도만 떠 있고 하루종일 밤인 진정한 어둠을 체험했습니다… Kristianstad 는 겨울에 한 오후 4시면 깜깜합니다.


대학 주변 환경
신촌과 비교하면 대학 주변 환경은 너무나 조용합니다. 자연을 느낄 수 있습니다. 기숙사에서 학교를 오가는 길도 자전거를 이용하지 않고 산책삼아 걸어도 괜찮습니다. 스웨덴은 야밤에 혼자걸어도 치안상 매우 안전한 동네입니다. 시내에도 필요한 상점들은 전부 있습니다. 하지만 여성용 가방이나 신발 같은 것들이 가격 대비 디자인이 영 아니라고, 역시 그런건 한국에서 사가는 게 좋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기숙사 친구들과 함께 수요일에는 학생회관에 있는 클럽에 놀러가고, 금요일 토요일 등 주말에는 시내에 있는 클럽 또는 기차역 근처의 클럽에 놀러갑니다. 술은 시내의 Domus 에 위치한 Systembolaget 에서만 구입할 수 있고 문 여는 시간은 평일 09시~19시 토요일은 오전만 일요일은 닫아버림 따위라서 우울합니다. 주종은 매우 다양합니다. 용량이 아니라 도수에 따라서 술값이 높아집니다. 단, 와인은 좀 쌉니다. 맥주는 약간 비싼 편이고 다른 건 다들 좀 비싼 편입니다. 그래도 사 마실만 합니다. 만약 Bar에서 사 마시면 순식간에 지갑이 가벼워질 것입니다. 스웨덴 사람들은 금요일 저녁이 되면 Systembolaget에 줄을 서서 술을 사갑니다.



거주 형태, 식사
International House 라고 병원 근처에 있는 사설 기숙사에 배정된다. 학교가 직접 운영하는 것은 아니고 위탁이다. 1인 1실에 소위 풀옵션이다. (에어컨은 없고 라디에이터는 있다.) 화장실, 세탁기(무료), 부엌은 공유한다. 조리도구들도 왠만큼은 갖춰져있고, 혹시 찾는 게 없다면 다른 층 부엌에 있는 것을 가져다가 쓰거나 관리인에게 말하면 잘 사다 준다. Cleaning Lady 가 있어서 매일매일 복도, 화장실, 부엌 바닥 등을 청소하므로 청결수준은 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어린 학생들이 단체로 부엌을 공유하고 있으므로 파티 이후에 설거지가 쌓여있을 때는 있다. 인터넷을 포함한 거주비는 우리돈으로 35만원 안팎으로 신촌 월세와 비교해 비싸지 않다. 하지만 스웨덴 현지 학생들은 왜 그렇게 비싼 돈을 주고 그렇게 여럿이서 주방도 별로 안 깨끗한 곳에 사느냐고 묻는다. Private house 를 구해서 나가살면 대엿명이 한 집에서 하숙하는 식으로 조용하게 더 싸게 살 수도 있다. 하지만 교환학생 온 취지를 살리려면 수십명이 보대끼며 한 건물에 사는 것이 더 낫다고 본다.


한국에서는 나가서 밥을 사먹는 것이 편리하고 저렴하며 일반적이지만, 스웨덴에서는 대개 집에서 밥을 해먹고 학생들도 도시락을 싸서 다니는 경우가 많다. 학교 곳곳에 전자레인지가 있어서 점심시간에 자기가 싸온 도시락을 데워먹기 위해 전자레인지 앞에 줄을 서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사먹는다면 싼 것도 7~8000원은 된다. 도서관에서 파는 샌드위치는 4000원쯤 되서 종종 사먹었다. 학교 레스토랑은 뷔페이고 만원쯤하지만 맛이 그렇게 좋진 않다. 시내에 중국식당뷔페도 가끔은 먹을 만 하다. 스웨덴에서 거의 유일하게 싸다면 커피. 커피는 한국보다 훨씬 고품질의 커피를 싼 값에 마실 수 있다.
결론적으로 슈퍼에서 식재료를 사다가 요리를 해 먹으면 된다. 식재료 값은 서울 강남에서 슈퍼마켓을 간다고 생각하면 꽤 비슷하다. 물론 한국 양념들은 현지에서 구할 수 없다. 하지만 양파, 파, 마늘 등 있을 건 다 있으니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식비를 포함해서 한 달에 100만원 안팎이면 충분히 살 수 있다.


수업, 도서관
거의 모든 수업이 소규모여서 수업 내 의사소통이 활발할 수 밖에 없다. 수업마다 책임교수 외에도 코스 코디네이터가 꼭 붙어있어서 학생을 여러 차원에서 Care 해준다. 이메일 질문/응답도 매우 자유롭다. 모든 수업이 학기 초에 시작해서 중간, 기말고사 기간을 거쳐 학기말에 한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수업마다 제각각의 스케줄이 있다. 어떤 수업은 한달동안 일주일 내내 매일 한두시간씩 해서 4주만에 끝나기도 하는 식이다.
Sweden past and present, Intercultural communication, Global Health 이렇게 세 과목을 수강했다. 앞의 2개 수업은 교환학생들만 주로 듣는다. 스웨덴 학생들과의 교류를 위해서는 영어로 개설되지만 스웨덴 친구들이 많이 오는 수업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Global Health 과목에는 간호사가 되려는 스웨덴 학생들이 많았다. 거의 매주 Health 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특강을 와서 강의를 해주어 유익했다. 조모임(조발표)가 있고, 꽤 쉬운 서술형 기말고사가 있다.


도서관은 작고 후졌다. 컴퓨터도 구식이다. 딱 수업 전용 도서관인 편이다. 수업 교재는 최소 1권을 항상 구비하고 있어서 참고할 수 있다. 책을 복사할 때 주로 이용한다. (책값이 비싸서 다들 복사를 한다.) 무선인터넷은 교내에서 웹 인증방식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소장량이나 시설차원에서 International House 근처의 커뮤니티 도서관이 더 좋은 것 같다.



국제교육부
항상 친절하게 교환학생들을 도와준다. 공지사항을 E-mail 로 자주 보내준다. 메일을 매일매일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들이라서 편하게 같이 놀면 된다. 학기 초에는 도착해서 이것저것 물어보거나 카드를 받는 일로 방문하지만 학기 중에 여기를 찾아갈 일은 단체여행을 가는 여행참가비를 낼 일 말고는 딱히 없다. 아니면 기념티셔츠 공구. 역시 돈 내러… 학기가 끝난 뒤에도 대개 그냥 인사 정도만 하러 오거나, 오지 않아도 된다. 성적표를 알아서 본교 국제처와 집으로 2통을 보내준다.


기타 학교에 관한 정보(부대시설, 동아리 등)
학교에서 요일마다 각각 다른 체육활동을 할 수 있다. 단체로 모여서 하는 것이라서 그냥 같이 가서 자연스럽게 함께하면서 어울리기에 좋다. 거의 모든 종목이 다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동아리 활동은 안 해봐서 모르겠다. 기숙사에 있으면 기숙사 애들이랑 주로 놀게 되서 스웨덴 애들이 주축인 동아리에서 활동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Culture Shock
조용하고 한가한 생활이 충격일 수 있다. 매일 수많은 사람과 보대끼며 스케줄에 쫓기며 살아가는 서울의 생활과 비교하면 스웨덴은 자칫 심심하고 따분할 수도 있다. 부엌 수도꼭지 뿐만아니라 화장실에서 세면대의 수도꼭지 물을 받아서 그냥 마실 정도로 물과 공기가 깨끗한 나라에서 긴 밤 또는 긴 낮의 시간을 여유롭게 보내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성적으로 개방적인 것이 문란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한국의 클럽보다는 스웨덴의 클럽이 훨씬 매너있고 깔끔하므로 그런 부분을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다. 마구 들이대고 부벼대는 일은 단 한번도 없었으며, 거절 의사를 분명히 했을 때 물러나지 않는 경우도 없다. 속옷차림이나 끌어안는문화 같은 것이 거슬릴 수 있으나 그런 것 역시 무의식적인 행동임을 유념해야한다. 우리는 주로 한국 문화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거부감이 들 수 있지만 유럽 친구들은 여학생이 남학생에게 성적인 농담을 하면서도 모두가 웃고 즐긴다. 따라서 함께 분위기를 맞추어 웃고 즐기면서 동시에, 그렇지만 우리의 다른 시각을 소개해주면 매우 흥미로워하며 경청할 것이다. 가장 나쁜 것은 눈귀입 등을 모두 닫고 도피하는 것이다. 외국친구들이 weird 하다고 말한다.
서너살 꼬맹이부터 노인들까지도 영어를 꽤 잘한다. 공중파에서 미국 드라마를 방영해주는데 더빙을 하지않고 스웨덴어 자막을 넣는다. 네덜란드 제외하면 영어 가장 잘하는 비영어권 국가가 아닌가 싶다.
학생들이 국가로부터 식비/교재비 등의 명목으로 매달 용돈을 받는다. 등록금은 당연히 무료. (물론 교환학생은 안 준다, 스웨덴 정부에 세금을 안 내니까. 공짜는 없는 법)
투표율이 80% 선이 되었다고, 낮아지고 있다고 걱정한다. 우리는 대선투표율이 60% 대 총선은 40% 대 였는데…



도움 받을 수 있는 곳(교내외)
본인이 수강하는 강의 교수 E-mail (또는 E-mail 후 직접방문)
교환대학 국제처 사무실 (학교 건물번호 4번 1층) E-mail : intrel@hkr.se
기숙사 관리인 (요일을 정해 나온다.)


이면 거의 다 해결된다. 내가 도와줄 건 없을 것 같지만, 혹시라도 내게 물어볼 게 있다면 http://Kinpain.com/guestbook 에 글을 남겨주시면 힘닿는데까지 답변해드리겠음.


기타
북유럽은 아직까지도 많이 닫혀있는 곳이다. 본교에서 매 학기 힘겨운 경쟁을 하다가 한번쯤은 여유롭게 자기 자신에게 휴가를 주는 것은 어떨까. 자연 속에서 외국친구들과 그저 진정한 한가로움을 즐겼을 뿐인데도 후에는 의외의 큰 깨달음과 소득을 거두게 된다. 학기를 12월 중순에 마치고 유럽여행을 하면서, 교환학기때 사귀었던 친구들을 방문해보는 것은 정말 신나는 일이다. 미국/캐나다/호주 등과 비교해서 비용은 크게 절감하면서 진정한 다문화를 느낄 기회라는 점에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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