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092008
 

  이영기의 소개로 알게 된 만화. 나중에 안 것이지만 요시나가 후미는 예상대로 BL물을 잘 그리는 작가였다. 오오쿠는 그의 다른 작품들과는 느낌이 좀 다르다고 한다. 오오쿠는 게이오 법대 출신의 똑똑한듯한 여성작가가 그려내는 나름 “사극”, 이라지만 역사판타지라고 해야할 만화다.  일본의 역사를 좀더 잘 알고 있다면 더 재미를 느낄 수 있었을텐데, 그대로도 충분히 인상적이다. 남녀 입장을 뒤집어놓은 설정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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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의 숫자가 극히 적은 사회, 여성의 노동에 의존하여 유지되는 사회의 모습은 어떨까?  현실에도, 돌싱족이랄지 골드미스랄지하는 이름으로 불리는 여성집단들이 존재한다. 특수한 집단과 그 집단성원들이 맺는 인간관계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이 만화와 꽤 유사점이 있지 않나.  능력있는 여성들이 단지 “남자”를 찾지못해 사회통념적 기준에 시달리며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여자는 직업 전선에서 성공해도 부질없는건가?  와 같은 질문을 던지는 TV프로그램을 볼 때면 마음이 불편하다. 성질머리가 꼬여서 그런지 그걸 보면, 평범하게 시집 잘 간 여자를 살며시 최고라고 치켜세우는 것만 같다. 경제사정이 넉넉찮고 고용도 불안정한 채로 삶에 치이는 올드미스, 싱글맘, 이혼녀들은 어쩌란 말인가. 물론 맘에 드는 꽃미남을 고르고 비싼 데이트비용을 자신이 부담하면서도 외로움을 느낀다는 말은 끼리끼리의 솔직한 토로에 불과하다. 그런데 만화 오오쿠의 강점은 바로 이 문제에서 여자 쇼군의 현명한 선택과 태도를 통해 내가 느낄 수 있는 불편함을 극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침착하고, 치밀하며, 현상의 원인을 좇아 생각을 이어보기도 하고,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누구나 가지고 있는 약한 모습을 보이며 위로받기도 한다. 난 분명 강인한, 전형적인 남성성을 가진, 외모는 전형적인 “여성”에 끌리는 것 같다. 국내에 3권까지 나왔고 4권은 아직 없는 거 같은데, 뒷얘기가 기다려지는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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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인지 쓸만한 리뷰가 쉽게 눈에 안 들어왔다. 서양골동양과자점도 이 사람 만화였어?
  http://blog.naver.com/webzang2001?Redirect=Log&logNo=10025648470
  http://heeyo.egloos.com/180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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