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052006
 

                                참의 의미론적 개념과 의미론의 기초

                                             

                                                         Alfred Tarski







이 논문은 크게 두 장으로 이루어져있다. 첫 장은 개괄적인 성격을 띄고 있고, 두 번째 장은 다소 논쟁적이라고 할 수 있다. 나의 연구는 참의 정의와 의미론적 기초의 일반적인 문제들에 관한 것이다. 첫 장에서 나는 내 연구의 핵심적인 결론을 형식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요약하여 제시하려한다. 이 결론은 이미 수년 전 출판된 논문1)에서부터 구체화되어왔다. 나의 연구에서 고려된 개념들은 전통 철학에서도 다루어져왔던 것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철학자 집단에 알려진 것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 같다. 이는 아마도 그것이 극히 기술적인 성격을 띄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종류의 문제를 다시 끄집어내서 다루는 것에 대해 어느 정도 양해를 구하고 싶다.2)

나의 논문이 출판되고 나서 다양한 종류의 반론들이 제기되었다.(물론 이 들 모두가 동등한 가치를 지니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이들은 자신의 논문을 통해 반론을 제시했으며, 어떤 이들은 발표를 통해, 또는 내가 참여한 개인적인 토론 중에 반론을 제기했다. 3)이 논문의 두 번째 부분에서 나는 이러한 반론들에 대한 나의 입장을 밝힐 것이다. 나는 이 글에서 밝히게될 답변이 단지 논쟁을 위한 주장처럼 받아드려지지 않길 바라며, 이 주제와 관련하여 보다 생산적인 기여를 할 수 있길 희망한다.

Marja Kokoszynska 교수는 내가 이 논문의 두 번째 장을 쓰면서 필요했던 자료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었다. 나는 특히 Ernest Nagel 교수와 David Rynin교수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다. 그들은 글의 마지막 부분을 준비하는데 도움을 주었고, 다양한 비평들을 제공해 주기도 하였다.




1. 개관




1. 핵심적인 문제 : 참에 관한 만족스러운 정의




우리의 논의는 ‘참’ 이라는 개념4)을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바로 이 개념에 대한 만족스러운 정의를 제시하는 데에 있다. ‘만족스러운 정의’란, 구체적으로 말하면 ‘현실적으로 적절하고’(materially adequate) ‘형식적으로 정확한‘(formally correct) 정의이다. 물론 이러한 규정은 너무 보편적이어서 명확하다고 보긴 힘들 것 같다. 따라서 이에 관한 좀 더 구체적인 부언이 필요할 것이다.

모호함을 피하기 위해서 우선 ‘현실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적절한’ 참에 대한 정의의 조건을 구체화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정의는, 이를테면 어떤 새로운 개념을 지칭하기 위해 익숙한 어휘의 의미를 구체화하는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의 목표는 이미 오래된 개념의 실질적인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에 있다. 따라서 우리는 모든 사람이 보기에 충분할 만큼 정확하게 이 개념의 정의를 명확히 규정지을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는 정의의 ‘형식적 올바름’이 무엇에 의존하는지 판단해야만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우리가 ‘참’ 이라는 개념을 정의하기 위해 사용하게될 용어나 개념들을 명확히 기술해야하며, 이와 함께 우리의 정의가 따라야 할 형식적인 규칙들을 제시해야한다. 좀 더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우리는 ‘참’에 대한 정의가 제공될 언어의 형식적인 구조를 기술해 내야한다.

이런 점들에 관한 논의가 첫 번째 장의 중심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2. “참이다(true)” 라는 표현의 외연




먼저 우리가 지금 관심을 갖고 있는 ‘참’ 이라는 개념의 외연에 관한 몇 가지 의견을 살펴보자.

‘참이다true’ 라는 술어는 때로는 판단이나 믿음과 같은 심리학적인 현상을 가리키기 위해 사용되기도 하고, 때로는 실재하는 대상, 즉 언어적 표현 – 특히 문장 -을 지시하는데 쓰이기도 한다. 또한 그것은 특정한 관념상의 대상을 지시하기 위해 사용되기도 하는데, 이 대상을 우리는 ‘명제’ 라고 부른다.

  우리가 ‘문장’ 이라고 하는 것은 문법에서 흔히 ‘평서문’이라고 부르는 것을 말한다. 한편 ‘명제’ 라는 용어는, 그 의미에 관해서 수많은 철학자와 논리학들이 오랫동안 지루한 논쟁을 벌여왔으며, 여전히 모호하고 불명료할 뿐이다. 때문에 ‘참‘ 이라는 용어를 문장에 적용시키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 진행될 논의에서도 이를 따를 것이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참이라는 개념을 다룰 때면 언제나 – 문장이라는 개념을 다룰 때 또한 그러하듯 – 어떤 구체적인 언어와 관련지어서 생각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한 언어에서 참인 문장이 다른 언어에서는 거짓 혹은 무의미한 문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가 지금 문장에 적용되는 개념으로서의 ‘참’을 고려한다고 해서 그것이 적용되는 범위를 다른 종류의 대상들로 더 넓힐 수 있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3. ‘참이다(true)’ 라는 표현의 뜻(meaning)




  사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참이라는 개념의 뜻(혹은 내포)과 관련되어있다. ‘참’ 이라는 단어가 (다른 일상 용어들과 마찬가지로) 모호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또한 내가 보기에 여러 철학자들의 논의 역시 이 단어의 모호함을 줄이는데 별로 기여한 것 같지는 않다. 철학 작품들이나 논의들을 들여다보면 참 / 거짓에 대한 각양 각색의 개념들을 마주치게 되는데, 우리는 이런 개념들 중 어떤 것을 선택하여 앞으로의 논의를 이끌어 나갈 것인지 결정해야만 한다.

  우리의 직관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제시한 고전적인 참 개념을 고수하는 것 같다. 참 개념에 대한 우리의 정의 또한 이런 직관을 올바르게 반영해야할 것이다. 이 직관의 내용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쓴 『형이상학(Metaphysics)』에 나오는 다음의 유명한 문구를 통해 적절히 표현될 수 있을 것이다.


  사실인 것을 사실이 아니라고 하는 것, 혹은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이라고 하는 것이 거짓이며, 사실인 것을 사실이라고,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이 아니라고 하는 것이 참이다.
To say it is when it is not, and to say it is not when it is are false, to say it is when it is, and to say it is not when it is not are true.






  이 표현에서 제시된 개념을 근대 철학의 언어로 바꾸어 말한다면, 아래의 친숙한 문구로 표현될 수 있다.


  한 문장의 참, 거짓은 그 문장이 실재와 일치하느냐(또는 대응하느냐) 에 있다.

(For a theory of truth which is to be based upon the latter formulation the term “진리 대응론“ has been suggested.)


  한편 만약 우리가 ‘지시하다’라는 용어의 용법을 오직 이름(명사)에만 한정시키는 일반의 방법을 따르지 않고 더 확장하여 문장에까지 적용하기로 한다면,  그리고 그 문장들의 지시체를 ‘사태(states of affairs)’라고 부르기로 한다면, 다음과 같은 문구도 위 인용문들과 동일한 목적을 위해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한 문장은 실재하는 (existing) 사태를 지시할 때 참이다.



  그러나 이 모든 표현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를 오도할 수 있다. 위의 표현들 중 어떤 것도 충분할 만큼 정확하고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뒤의 두 정의는 처음에 제시된 아리스토텔레스의 원래의 문장보다는 훨씬 낫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위의 문장들 모두 참에 관한 만족스러운 정의로 보기는 힘들 것 같다. 따라서 우리의 직관을 만족시키는 보다 더 정확한 표현들을 찾아봐야 할 것이다.




4. 참의 정의의 ‘현실적 적절성(material adequacy)’에 대한 기준




우선 구체적인 예를 살펴보며 시작해보자. “눈은 하얗다” 라는 문장을 생각해 보라.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볼 수 있다. ‘어떤 조건하에서 이 문장은 참 또는 거짓이 되는가?’ 전통적인 참의 개념 위에서 생각한다면 분명히 우리는 위 문장은 눈이 하얄 경우 참이고 눈이 하얗지 않을 경우 거짓이라고 말할 것이다. 따라서 참에 대한 정의가 이러한 전통적 개념을 따른다면, 그 정의는 곧 다음 등식과 같을 것이다.




     “눈은 하얗다” 라는 문장은 눈이 하얄 때, 그리고 오직 그 경우에만 참이다.

          (즉, “snow is white” is true ↔ snow is white  : 옮긴이)




  이 표현에서 내가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눈은 하얗다”’ 라는 표현이 따옴표를 붙인 체 등식의 왼쪽에 등장하고, ‘눈은 하얗다’ 라는 표현은 따옴표 없이 등식의 오른쪽에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오른편에는 따옴표 없는 문장 자체가 있고, 왼편에는 그 문장을 지칭하는 표현이 나온다. 중세 논리학의 용어를 차용한다면, 오른편에는 “눈은 하얗다” 라는 말이 suppositio formalis 로 등장하고, 왼편에서는 suppositio materialis 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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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에 옮겨놓은게 여기까지 밖에 없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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