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대선 때 나는 투표권이 없음에도 노무현의 당선되길 바라며 선거운동을 했다. 인터넷 공간 곳곳에 노무현을 지지하고 한나라당을 까는 글을 몇 번이나 작성했는지 모르겠다. 노무현으로 대표되는 가치를 꼼꼼히 논하고, 거리감을 유지하며 이리저리 따지지도 않았다. 그저 내가 지지하는 후보의 승리를 바라며 마음을 졸였고, 승리감을 맛보았다. 그리고 순탄치않은 5년 동안 나 역시 때때로 노무현을 비판했지만 그래도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갈수록 나아지고 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도무지 노무현에 동의할 수 없을 때에는 심지어 그래도 그가 매력적인 사람이지 않냐며 웃었다.
오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역사적 의미와 평가, 죽음이 갖는 사회적 파장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이 많고 소망도 있다. 다른 사람들도 그럴 것이다. 너무 마음이 아프다. 그의 임기는 대학입학과 함께 시작되어 내게 각별했다. 정치, 사회, 역사.. 논평, 칼럼, 도서 등 선배들이 주는 대로 또 내 손에 잡히는 대로 읽어대던 글과 함께 나는 늘 노무현 정부를 얘기하고 지켜봤다. 탄핵 당하니 한편으로 편히 대학에 와서 학생들과 얘기를 나눌 수 있어 좋다며 웃던 그의 얼굴이 생생히 기억에 남는다. 여기저기 선배와 친구들이 함께 가자는 집회가 많았고 그때마다 고민을 많이 했지만, 내가 뽑은 대통령을 지키러 촛불집회에 나갈 때 나는 여자친구와 함께 한걸음에 나갔었다.
“정치가 썩었다고 고개를 돌리지 마십시오. 낡은 정치를 새로운 정치로 바꾸는 힘은 국민 여러분에게 있습니다. “ 그의 목소리가 가슴을 찌른다. 나는 그를 (적극적으로) 잊지 않을 것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말을 하기에 내 마음이 너무 무겁다. 마치 긴 글을 숨가쁘게 훑어내려간 후 “좋은 글이네요. 물론 읽지는 않았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따위의 대답을 하는 것만 같다. 오늘 그의 죽음은 내게 그렇게 가벼운 일이 아니다. 노무현은 그렇게 가볍게 볼 사람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랬으면 좋겠다.
아래는 직접 나갔던 집회들이 이렇게 격하게 대조되는게 기억에 남아 남겨 놓음.
2008년 5월, 이제 막 임기를 몇 달 채웠을 뿐인 이명박 대통령을 탄핵하라는 함성이 거리를 가득 메운다.
가슴이 아프구나… 참으로, 참으로 슬픈 일이다. 삼가 명복을 빈다는 말은 너무 가벼워 보이는구나. 맞다.
아… 노무현……;;;
투표권은 계속 없습니다만, 꽤 많은 정책을 지지하던 대통령던지라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의 정치현실은 슬프군요;
네ㅜ 게다가 슬퍼하고만 있을 수도 없는….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