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12009
우체통에 뭐가 세 개나 꽂혀있어서 좋아하며 뽑았다. 요금고지서가 날라오더라도 어쨌든 우체통에서 뭔가 가져오는 건 그냥 좋다. 겉봉을 확인해보니 예탁결재원, KB증권대행부… 오늘도 별 거 없구나. 안 보고 통째로 버려도 되는 우편들이다. 몇 주 사지도 않았지만 그마저도 반토막 된 주식을 갖고 있다고 주주총회에 참석하라는 통지, 코딱지를 백분의 일 한 것만도 못 할 의결권을 가지고 누군가 참석하는 사람도 있을까. 아무런 기대없이 봉투를 뜯어봤다. 그래도 모두 주주총회참석장은 아니었다. 무려 배당금, 만원짜리랑 만오천원짜리가 들어있다. 반오백을 잃고 받는 푼 돈에 기분이 씁쓸하다. 안 봐도 되는 걸 괜히 봤다.
배당금 지급 통지서를 보지 않아도 배당금은 자동으로 계좌에 입금된다. 때로는 굳이 직접 보지 않아도 명백한 것들이 있다. 별 일이 없을 것이 확실한 때에도 집요한 나는 늘 그걸 꼭 확인하려 들 때가 많다. 그리고 어떤 때에는 그 과정에서 너무 많은 대가를 치른다. 어리석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