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터널 선샤인으로 유명한 미셸 공드리Michel Gondry 감독의 작품.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에서 젊은 체 게바라 역을 맡았던 베르날Gael Garcia Bernal이 귀엽게 나오는데, 여자들이 좋아할 거 같다. 나는 여주인공이 소탈하게 안경 쓴 모습도 좋고, 친구 조이 역할 여배우의 보이시한 스타일도 좋다. 제대 후 여전히 한겨울일 때, 스폰지하우스에서 혼자 봤던 기억이 난다.
영화 속 페이퍼 크래프트와 퀼트가 예쁘다. 프랑스 영화의 환상적인 장면 연출과 구성, 그러면서 현실적이고 때론 끔찍한 묘사를 나는 좋아한다. 1학년 문학입문 시간에 읽었던 마르셸 에메의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Le passe-muraille”를 요즘도 종종 읽는다.
삶 속의 꿈과 현실, 기억은 뒤죽박죽이다. 하지만 영화는 그것을 해석하기 위해 결코 고의적인 무의미함, 무작위성을 부여하거나 해체를 시도하지 않는다. 내 평소 신념상 그것은 옳지 않은데, 영화는 그것이 또한 재미가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것 같다. 분명 꿈은 완전한 무작위도 규칙도 아닌 그 사이 어딘가에 놓여 있을 것이다. 영화는 어설픈 과학을 가지고 이것을 보여주고 있다. (어찌보면 실제 현실의 과학도 충분히 어설프다.)
이터널선샤인보다 덜 극적이어서인지 겉보기에 이터널선샤인보다 훨씬 덜 애절한 느낌이지만, 사실 바로 그 때문에 더 마음을 흔들 수 있다는 점에 이 영화의 묘미가 있다. 친구 조이를 좋아하는 줄 알았던 스테파니의 미묘한 감정선, 꿈과 현실을 오가며 헤매는 스테판, 스테파니의 why me? 담담한 영화의 화법은 줄곧 마음을 간지럽혔다. 결국 떼쟁이 스테판은 떠나지못하고 여자의 침대에 몸을 던지고 잠들고, 꿈을 꾼다.
진중권의 예술평 http://movie.naver.com/movie/mzine/read.nhn?office_id=140&article_id=0000008279
정한석의 혹평 http://movie.naver.com/movie/mzine/read.nhn?office_id=140&article_id=0000005911
짐 호버만의 평 http://movie.naver.com/movie/mzine/read.nhn?office_id=140&article_id=0000006097
옆 방에 사는 주제에 졸라 빨리 온 척 하기는… 여자는 다 안다! 게다가 맘에 좀 담아둔 새끼가 자꾸 자기 친구에게 관심을 보이면서 물어보면 오리발 내밀 때, 그럴 때 여자 기분은 어떨까?
덧. 감독판DVD에 감독과 배우들의 영화해설과 소감, 관객과의 대화 (인지심리학자들이 포함된) 가 실려있다는 데 궁금하다.
자막은 내 발번역 만큼이나 구릴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