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062006
 

“여자 나이 한 스물 일곱?” 서른 살의 후임병 민호가 신림동이 암울한 고시 분위기 속에서도 주말에는 물이 바꿘다며 말을 꺼냈다. 고시생들의 여자친구라는 건데, 듣고보니 여자친구보단 애인이 더 어울리는 말 같다고 틱틱거리며 대답해줬다. 아무튼 그래, 이십대 꺾인 Fe함량 높으신 분들! 고작 스물셋의 나이로 그가 느끼는 사랑에 대한 염증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 나 또한 나름의 아픈 기억에 잠기며 그렇게 맞장구를 쳐줬다.


아무튼, 그래서, 그, 한 스물 일곱? 그 신림동에 나타난 그 여자는 어떤 여자일까.


이십대 초 중반의 불꽃같은 사랑은 매력적인 꿀벌에게 죄다 빨려버리고, 이제 꿀벌은 죽어버려 그 결실은 볼 수 없게 됐다. 꿀은, 그러니까 그 불꽃같은 사랑은 다 어디갔을까. 나이–너무 늙진 않았나 와 학력–명문대 법대면 좋겠지 과 성품–공부를 성실히 할 놈인가 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믿을만한 그러니까 합격할만한 고시생들에게 분산투자하는
아리따운, 물 오른, 농염한, 영악한, 왼갖 말이 다 어울리는, 어, 그러니까 노련한 여자!
그녀는 어디서, 무슨 사랑을 찾고 있는 걸까.


그 사랑이란거 말야, 그러니까 그 꿀 말이지, 머리만 딥따 큰 찐따같은 고시생의 튀어나온 똥배를 만드는데 쓰였는지도 모른다. 꿀벌이 자기만 아는 벌집 속에 깊숙히 숨겨놓았는지도 모르고, 아냐 어쩜 힘센 여왕벌께 죄다 바쳤는지도 몰라. 아무튼 그녀는 꿀을 잃었고 그래서 상실감도 느꼈겠지만, 지금은 그렇게 단 것은 더는 원하지 않는다, 몸에 해로우니까.


그런데 그녀들은 그렇게 사랑을 찾아 헤맨다. 고 말한다, 그럼 아무래도 그녀의 사랑이란건 더이상 옛날 꿀 얘기는 아니겠지. 인내는 쓰나 그 열매는 달다. 라는 말이 있는거보면 그 사랑이란건 열매 정도나 되나봐. 쳇. 


그러니까 주절주절 이어지는 이야기의 정리.


꽃 같은 그녀는 꿀 같은 사랑을 꿀벌같은 그와 나누었는데 이제 꽃은 져버렸고 꿀의 행방을 알고 있는 벌도 몸에 묻힌 꽃가루가 흩어질까봐 날지않아 죽어버렸다는거. 참 슬픈 이야기.


하고 끝맺기엔 닳고 닳은 흔한 이야기겠지만,


그 이야기 속에 나도 낀 것인지 낄 것만 같은 것인지,
그럼 내가 벌인가하니 죽고 싶지가 않고,
얼른 죽어버려야 Fe함량이 높아지고 어른이 된다하니 껄끄럽다.
그리고 뭐 내가 고작 벌이고 이젠 죽었고 다 좋다 이건데,


내가 사랑했던, 어쩜 지금도 사랑하는 것만 같은
꽃 같던 그녀가 져버렸다면, 그래서 앞으로, “그, 한 스물 일곱? 그 신림동에 나타난 그 여자” 가 될 거라 생각하면


문득 눈물이 쏟아진다…


아- 이런 쓸데없는 얘기를 하는게 아닌데.


부록1>


희동이와 근무서다 발견한 사실 : “조”가는 내 적이다.


왜냐?


– 조승우, 조PD, 또 김형규란 놈은 킹”조” 라는 그룹의 일원이다.
– 강혜정, 소이, 김윤아 를 내놓아라, 이 놈들아. 너희들은 결국 헤어질거야! (이미 헤어졌나? 내 저주때문에!)


  – 더 찾아보아야겠지만 아무튼 더 있을거고, 해서 논리적오류 따위 쌩까고,
  “조”는 원수다 결론. 끝. 
 
 


(농담입니다.)



부록2>
가장 정직한 사람이라도 때로 허위와 위선의 말을 한다. 그 이유는 두려움 때문일지도. 상대방은 알게 된다, 진심을. 그것이 우리가 헤어지는 이유다. 가겠다면 남아있지 않겠다면 보내야 한다. 결국 떠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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