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62005
 

그렇게도 붐비던 청경관에서 군인의 신분으로 편하 앉아 글을 끄적이는 기분이 쌉싸름하다.
 
  내가 왔다고 애들이 다 가버린 건 아닌데 그냥 방학인데다가 오늘이 토요일일 뿐 인데
  조용하고, 시원하다 못해 추운 이 썰렁한 느낌이 반가운 기분을 좀 해친다고나 할까.

  친구를 기다리며 내가 피땀쏟은 연구실에도 들러보고, 경비아저씨한테도 아는 척 하고
  눈감고도 걸었던 청송대며 그 뒷길…
  스치는 눈길이지만 구석구석, 내가 꺾곤 했던 나뭇가지에도 마음이 간다.
  이런게 애교심인가봐. 피식 웃었는데.

  전화가 울려서 폼 좀 잡으며 즐기던 고독- 차라리 궁상- 에서 깨어났다.

  “응.,훈재-”  /  “야 너 어디야?”
  “학교-” / “그래 그럼 거기있어. 밥먹자”
  “응. 오면 전화해..”

  간단한 통화, 고마운 친구다 참.

  쌔카만 (나보다 뽀얗지만) 사내놈들은 찾아가서 마셔라 부어라. 하지 않으면
  전화로 욕지꺼리나 툭툭 뱉는 맛인데. 계집애들은 참 자상한 것 같아
  알바도 하고 시험도 본다 바쁘다면서 또 챙겨주고.
  고마운데.
  꼭 달리는 자전거처럼, 멈추면 쓰러질 것 같아 안쓰럽기도 하고.

  난 참 여유있는데
  몸이야 국가에 맡겨놓았구 마음은 글쎄. 넓어진건지 깊어진건진 몰라도
  늘어나긴 늘어난거 같아. 별걸 다 안쓰러워 하는 걸 보면.
  영감탱이 같으니라구 ^^;

  어제 양주 몽땅 병으로 먹다가 쓰러져서 잠들었는데, 술집에서.
  후배들이 깨울 때 보니까 한 세시간 됐더라.
  비틀비틀 육교 위도 걷고, 뚝섬 쪽에 걔 집이 있어서,
  에어컨도 없어 제길. 다들 옷을 훌러덩 벗고 그냥 뻗어 자고.
  나는 옷 벗을 정신도 없어서 걍 자고.,
  그. 그.. 보름달이 참 밝았는데– 헤헤;

  오늘은 켄순이가 휴가 나온다는데 짜식. 존나 반갑겠다.
  새끼. 다음달이면 병장인데. 부럽기도 하고 그래. 그 때가 참 옛날이야.
  니가 보드람치킨하고 맥주 먹고 싶다고 나한테 편지보냈을 적이 언제야.
  내가 막 여친시켜서 너한테 편지쓰게했던가 아아-
  백일 때 아웃뷁 먹으면 좋아했던 너
  우리 얼마만에 만나는 거지? 근데 옥시는 중국갔대. 면회 온다고 해놓고
  옥시도 보고 싶은데. 전역하고나서나 볼려나봐. 나쁜뇬! ㅋ

     // =.= 새꺄 그만 좀 칭얼대. 다먹고 다 하고 다보고  그런게 아니잔어
        그럴거면 왜 살아?

  왜 살어. 씨발. 다들 입버릇처럼 왜 사냐고 하더라… 잘 살면섴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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