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82003
 

[제도와 문화의 상합성]



[리더십이론]- 윤형섭 (前 교육부 장관, 現 연세대 명예교수) ‘정치와 문화’ 특별 강연
2003-10-19, 0310331 이훈재
지도교수 : 김형철


나는 03. 윤 교수님은 53. 학번으로만 50년 차이가 난다. 그러나 그의 오랜 정치 사회 경륜과 학식, 그리고 연세대학교 선배로서의 경험은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생생한 목소리로 가슴에 와 닿았다. 백낙준 선생의 조국과 세계에 대한 교육, 김윤경 선생의 한글 시험, 최현배 선생의 추천서 에피소드 까지, 대학에서의 일회적 사건 하나하나가 최적의, 최고의 리더십 트레이닝의 일환이었다고 회상하는 그의 모습에서 말 그대로 리더십 ‘이론’을 듣고 있는 게으른 새내기인 내 자신이 한없이 작게 느껴졌다.




그가 날카롭게 꼬집고 있는 한국의 정치 문화는 바로 “뒤집는 문화”였다. 교육부 장관 재직시의 경험을 일례로 들며, 새로운 정부, 새로운 리더가 등장할 때마다 전임자의 정책이나 성과를 이어받지 않고 무엇이든 ‘개혁’의 이름으로 뒤집어 버리는 행태를 지적한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의 심각한 문제인 지역, 세대, 계층간의 대립과 갈등의 심화, 즉 양극화 사회의 원인을 그러한 잘못된 정치 문화에서 찾는다. 그의 지적처럼 이어 받는 문화를 통해 역사적 낭비를 줄이고 합의 정치가 정착된 대한민국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미국 정치와의 역사적 비교를 통해 (미국 정치의 엘리트 주의에 대한 비판이 다소 아쉽긴 했다.), 미국 헌법에 보이는 ‘이어받는 문화’를 잠시 칭찬하고는, 보다 중요한 ‘제도와 문화의 관계’에 대한 강연이 이어졌다. 그는 “제도는 집권자의 손아귀에 있다”며 그동안 한국 정치에서 정권 연장을 위해 바뀌어온 제도들을 열거하며 제도에만 의존하면 정치 개혁을 이룰 수 없음을 역설했다. 누구의 힘으로도 하루 아침에 바꿀 수는 없는 정치 ‘문화’의 중요성을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문화와 제도의 상합성을 설명하는 부분에는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정치 문화나 정치 제도, 둘 중의 어느 것이 보다 중요하다고 말할 수 없으며 그 둘이 동전의 병행 발전해야 한다는 원칙은 물론 옳다. 그러나 정치 문화가 앞서는데 제도가 그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의 ‘시민 혁명’이 결국 앞서 말한 ‘뒤집는 문화’의 하나로 평가절하 되어버리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가 던진 과제로 프랑스와 영국의 200년 역사 비교는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 질문에 대한 답으로 제시된 문화의 고품격화, 겸허한 문화가 기억에 남는다. 민주주의가 단지 대중에게 정치 권력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하는 것이 아니며 “깨끗하고 이성적”이라는 조건이 붙어야 한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도 현재의 혼란의 ‘참여’정부 상황에서 다시금 생각해 볼 만 하다. 그러나 이번 특강을 통해 가슴 속에 길이 남는 것은 아마도 일흔 넘은 연세에도 불구하고 멋진 액센트로 줄줄 외는 햄릿의 독백이 아닌가 한다. 그렇기에 그가 말하는 “대학 생활을 통해 좋은 친구와 은사와 책을 얻어가라, 지식인이 아니라 지혜인이 되라” 가 너무도 상투적이면서도 굉장한 무게를 지닌 것이 아닐까.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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