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062003
 





[시혜자인가 수혜자인가], 2003-1학기, 0310331 이훈재
사학입문논평
지도교수 : 이상의

  “우리는 모두 외국인이다.”부터가 결코 쉽게 지나칠 수 없는 말이다. 한마디로 ‘외국인’이기 때문에 받게 되는 잘못된 편견과 차별은 처음부터가 잘못된 셈이다. “외국인 노동자”라고 불리는 그들, 불특정 다수에 관한 나의 시각 역시 유명기 교수의 글에서 지적한 잘못된 언론의 보도와 일반적인 시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도 상당히 충격적이다.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상단에 표기된 “외국인 [이주] 노동자” 에 주의를 기울이며, 그들이 단지 타국에 와 있을 뿐이지, 생각하고 생활하는 데 있어 나와 다를 바 없는 하나의 인격 주체라는 사실을 계속해서 되새기는 것이 아닐까 한다.

  본국에서의 그들은 하층민이 아니며, 중간 이상의 재산을 갖고 고등교육도 받은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도 비교적 새롭다. 아마도 그들에 대한 우리의 태도가 동정과 연민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사회의 일상적 차별-경제주의, 인종주의, 민족/국가주의-을 무릅쓰고 불법이든 합법이든 하루하루를 꿈을 가지고 살아가는 그들을, 이제는 존경하는 마음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별다른 꿈도, 생에 대한 성찰도 없이 마냥 시간을 보내는 한국의 젊은이들은 행복한 것인가? 좀더 관심을 기울이고 생각이 바뀌면 우리는 시혜자라기 보다는 수혜자이다.

  특히 마리오 토레스의 수기에 이르기 까지 일련의 글 전체에 공통적으로 드러나 있는 한국인의 ‘이중성’내지 ‘모호성’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수확이다. “외국인도 사람인데 저런 사람 같지도 않은 놈이 있나.”는 욕설과 그렇게 친절하고 상냥했던 토레스의 사장이 별다른 이유 없이 토레스에게 적은 임금을 지급해온 사실은 어떻게 어디서 교차되는가? 비단 외국인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스포츠 경기에서는 선수가 한국인의 몇 대 손인지 까지 따져들어 열렬히 응원하는 사람이 어떤 문제가 제 이익과 관련되는 경우 ‘민족’은 어디가고 어찌 그리 입 싹 닦고 등 잘 돌리는지 의문이다. 굳이 원인을 꼽자면 이는 우리의 교육에서 각박한 현실과 바보 같은 교과서 사이의 간극이 매우 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일제강점과 6.25등을 겪으면서 이주 노동, 이주 농민을 직접 겪었던 우리 사회의 경험과 역사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심각한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인권 문제, 처우 문제와 별다른 관련성이 없을뿐더러 문제의 적절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그들은 “원래 집 떠나면 고생”이라며 불쌍하게 바라보며 조금이라도 더 친절을 베푸는 것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한편으로 임금체불, 감금, 성폭력 등의 문제와 같이 눈에 드러나는 기본권 관련 문제보다 더 큰걱정은 입으로는 세계화를 외치면서 실제로는 외국인을 자꾸 특별하게만 느끼는 우리의 구시대적 발상과 시각이다. 눈에 띄는 문제들이야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제도적인 대책을 세우면 많은 부분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마치 자신은 외국인이 아닌 양 외국인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은 하루 아침에 바뀔 것 같지 않다. 평소 알고 지내는 사람이 외모가 다소 이국적이라는 이유로 왜 우리는 그 사람 뒤에서 “쟤, 혹시 튀기 아냐?” 하고 쑥덕거려야 한다는 말인가.

  이런 관점에서 이금연 관장의 “이주 여성들에게도 국내의 여성 관련 법률들이 동등하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외국인을 위한 특별한 법과 조치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외국인을 국내법, 우리 국민과 동일한 법의 테두리로 끌어오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새로운 법은 불법이라는 음지에 묻혀있는 그들을 양지로 끌어내는 절차와 관련된 등록, 신분보장과 관련된 법으로 충분하다고 본다.

  끝으로 이러한 문젯거리의 해결 과정과 설동훈 교수가 지적한 이주 노동자의 우리 산업에 대한 기여도를 고려하면 누가 수혜자인지 시혜자인지 다시금 생각해 볼 일이다. give and take, win-win 의 관계는 아닌가?

 Leave a Reply

You may use these HTML tags and attributes: <a href="" title=""> <abbr title=""> <acronym title=""> <b> <blockquote cite=""> <cite> <code> <del datetime=""> <em> <i> <q cite=""> <s> <strike> <str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