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062004
 


인지심리학 – 심리학과 2학년  이훈재



주제 : Repetition Blindness



1. Intro : 반복맹 (Repetiton Blindness)



① 개념 : 반복맹 (Repetition Blindness) 이란 우리가 빠르게 제시되어지는 단어 목록을 본 다음에 즉시 방금 본 단어가 무엇인지 보고할 경우에 단어 목록 중에서 반복되는 항목이 있으면 그 반복되는 것을 빠뜨리고 보고하는 현상을 말한다 (RB; Kanwisher, 1987). 예를 들어 150ms 보다 짧은 기간 동안 단어를 보여주는데 먼저 단어 “사과”가 제시되고, 또 다시 “사과”가 제시될 경우에 우리는 전혀 관련이 없는 두 단어가 연속으로 제시될 때에 비교해서 “사과”가 반복해서 나타났다는 사실을 보고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또, 반복맹은 완전히 똑같은 두 단어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낱자, 비단어, 그림이나 사진, 철자가 유사한 단어 (chalk and charm, shark and charm) 사이에서도 나타난다.

② 반복맹을 설명하는 이론



가. 지각의 실패 : 지각의 실패의 경우에 다시 구체적으로 지각의 어떤 단계에서 일어나는가에 따라 둘로 나뉜다.



– 타입 노드가 감당하지 못함 (type-refractoriness)


반복맹은 두 개의 항목(유사한 두 가지 자극)이 같은 추상적 시각 표상 이나 타입에 접근했을 때 일어난다 (Kanwisher, 1987)는 설명 아래 가장 단순 명쾌한 설명이다.


타입 노드가 지각 정보 처리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한번 타입 노드가 활성화 되면 뉴런이 발화 뒤에 흥분성이 일시적으로 감소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매우 짧은 시간 동안은 민감성이 떨어져서 변화를 지각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 두 항목이 하나의 토큰으로 개별화 (token-individuation)


좀더 복잡한 설명이 “토큰 개별화” 이다. 이 관점에서는 비록 두 항목 모두가 타입 노드가 두 번 활성화되면서 처리가 되지만, 그 타입이 하나의 “토큰”으로 묶여버린다고 설명한다. 의식적 자각 차원에서 타입-토큰의 묶임이 필요하고 그로 인해 두 가지가 한 사건으로 지각된다는 이론이다.


실제로 일련의 실험 (단어 제시 시간 50ms, 자극 간 인터벌 없음, Neill et al. 2002)에서는 먼저 제시된 단어와 나중에 제시된 단어 모두에 반복맹이 나타났다. 이것은 두 번째 단어는 아예 지각에 실패해야 하는 type-refractoriness 이론을 반박하는 강력한 근거이다.



나. 기억의 실패 : 반복맹이 실제 반복되는 자극을 지각하지 못해서 일어난 것이 아니라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반복을 보고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역시 실험 방법의 차원에서 다음과 같이 나눠볼 수 있다.



– Ranschburg effect


단기 기억으로부터 연속적인 회상을 할 때, 반복되는 항목은 두 항목이 가까이 있을수록 회상이 잘 되고 (repetition facilitation), 두 항목이 멀리 있을수록 회상이 잘 안 된다.(repetition inhibition; the Ranschburg effect) 여기서 회상이 잘 안 되는 현상을 가르켜 란쉬부르크 효과라고 한다. 즉 목록에 반복된 항목을 회상할 때, 목록의 어딘가에서 보았던 것으로 추측하여 두 항목이 반복되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을 말한다. 단어를 500ms 정도로 느리게 제시한 경우에 회상 시 반복맹이 나타났다는 것이 바로 이 효과가 원인으로 반복맹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지지한다.



– Reconstructed from memory


그러나 Ranshburg effect는 전적으로 변화는 지각하지만 기억을 못하는 것이라는 전제 하에 기존의 반복맹 실험 패러다임에서 지나치게 벗어난 방법으로 반복맹을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연구들에 의해서 쉽게 반박되었다.



그 대안으로 RSVP 패러다임 하에서, 반복되지 않는 두 항목은 각각 독립적으로 부호화 되는 반면에, 반복되는 두 항목은 서로 선후 관계에 연계가 되어 부호화 된다는 이론으로 반복맹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2. Summary: “철자 유사성이 빠르게 제시되는 단어 목록의 부호화와 복구에 미치는 영향”, 2000



빠르게 제시되는 단어 목록의 제시에서 단어(C2)와 철자 상으로 유사한 단어(C1)가 먼저 제시되었을 경우, 단어(C2)를 보았다는 보고가 줄어드는 현상을 설명하기위해, “기억의 재구성”이라는 관점이 제시되었다. 이 관점에서 보면 반복맹은 부호화나 토큰화의 실패로 인해 단어 목록이 제시되었을 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단어 목록을 기억으로부터 재구성해낼 때 발생한다. 역행 간섭(retroactive effect)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을 보여주는 여러 실험을 실시했다. 즉 먼저 제시된 단어(C1)이 나중에 제시된 단어(C2)와의 유사성 때문에 단어(C2)로 잘못 보고되는 현상을 밝혀냈다. 또, 단어(C1)이 부호화된 정확성 정도에 따라 비단어인 C1이 C2의 보고를 증가시키거나 방해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런 방식으로 재구성 과정을 조작하는 것으로 철자 유사성의 효과를 없애거나 증가시키는 것이 가능했는데, 이것은 단어C1과 C2이 한 가지가 보고가 잘 되면 다른 하나가 잘 안되는 식의, 양방향적인 균형 관계(trade-off)를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구체적인 실험 패러다임은 다음과 같다. 총 7회의 실험을 실시했는데,



실험1과 2에서는 철자 유사성이 반복맹을 일으킨다는 기존 연구를 재실험으로 검증함과 동시에, 기존 연구에서는 C2의 보고만 기록했으므로, 여기서는 C1단어를 바꿔보면서 C1이 부호화 되는 정도에 따라 C2의 보고가 영향을 받는지 알아보았다. 실험1에서는 철자 상으로 유사한 실제 단어 목록을 가지고 한 단어씩 보여주고 (예: bike, bite), 구두로 보고 하게 하여 실험자가 종이에 반응을 기록하였다. 실험2에서는 동일한 방식으로 단어 목록에서 C1에는 철자 상 유사하지만 비단어 (예: chiof, chief) 를 넣어 실험하였다. 결과는 C1이 비단어일 경우 C2의 보고 수행이 더 나아진다는 실험2의 결과를 통해, C1이 비단어일 경우에 짧은 순간 제시되는 비단어를 인식하여 부호화하기 어렵고, 그로인해 C1의 보고 정확성이 줄어드는 대신 C2의 보고가 증가할 것이라는 가설을 입증했다.

실험3과 4에서는 C1과 C2가 각각 독립적으로 부호화된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 반복 조건과 비반복조건으로 나누어 단어 목록의 마지막에 눈에 띄는 대문자 단어 (WORLD, SWEET)를 제시하고 마지막 단어의 보고만 종속치로 받았다. (실험4는 참가자가 마지막 단어에만 주의를 기울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반복조건과 비반복조건을 섞어서 실험 했다) 결과는 조건과 관계없이 보고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가설을 입증했다.



실험5와 6에서는 같은 방식의 실험이지만 역시 단어 목록을 바꾸어 C1이나 C2가 단서에 의해서 (예: went, west 의 단서로 east 제시) 반복맹 효과가 줄어들거나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마지막으로 실험7 에서는 C1과 C2의 단서 조건을 섞어서 실험하여 C1이 잘 보고 될 때는 C2에 반복맹이 증가하고 C2가 잘 보고 될 때는 그 반대가 된다는 둘 사이의 trade-off 관계를 입증했다.



3. Summary: “반복맹 : 지각의 실패인가, 기억의 실패인가?”, 2004



반복맹을 일으키고 검사할 때, 주로 연속적인 시각 자극에 대한 즉각적인 회상을 사용하므로 이것은 지각의 문제라기보다는 기억의 문제라는 입장이 있다. 물론 거의 대부분의 실험에서 빠른 연속적 시각 자극 제시 (rapid serial visual presentation: RSVP)를 사용하긴 하지만 어떤 연구들에서는 짧고 동시적인 자극 제시를 통해서도 반복맹을 성공적으로 측정했다. 이 연구에서는 동시적인 자극 제시 패러다임을 통해 반복맹 현상의 원인을 밝히고자 하였다.



실험1을 통해 동시적 자극 패러다임으로도 반복맹이 일어난다는 기존 연구를 검증함과 동시에 부가적으로, 만약 반복맹이 지각의 실패 때문일 경우 type-refractoriness 보다는 token-individuation 이 더 적합한 설명이라는 것을 밝혔다.


화면에 반복조건 (when my sister eats beef all beer tastes awful), 비반복조건 (when my sister eats rice all beer tastes awful) 의 문장들을 짧은 시간 (평균 100ms) 제시하고 참가자에게 봤던 단어가 두 단어 모두, C1만, C2만, 둘다 못봄으로 나누어 키보드로 입력받았다. 또 각 조건의 같은 문장을 한번씩 더 제시해서 이번에는 C2가 단어인지 아닌지를 판단(lexical decision)하게 하여 반응 시간을 통해 점화효과를 알아보았다. 결과로 판단 정확성이 C1이 91%, C2가 41%로 반복맹 현상이 나타났고, 점화효과에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아 C2 지각의 실패 때문이라는 type-refractoriness 를 반박할 수 있게 됐다.



실험1로는 변화맹의 원인을 파악할 수 없으므로 실험2를 통해 기억과 지각, 어느 것의 문제인지를 밝혀내려 했다. 실험2에서는 참가자에게 화면을 통해 미리 찾아야할 단어를 1000ms 보여주고, 목표 단어가 포함된 경우의 반복조건의 문장과 비반복조건의 문장, 목표단어가 포함되지 않은 경우의 반복조건 문장과 비반복조건의 문장, 총 4가지 종류의 자극을 빠르게 (100~135ms) 제시하고, 문장 속에 목표 단어가 포함되어 있는지 여부를 키보드로 입력 받았다. 결과로 참가자들은 목표 자극을 알고 있으면서도 C2를 지각하는 데 실패하여 반복맹 현상이 기억의 실패가 아니라 지각의 실패라는 것을 입증했다.



실험3은 실험2의 결과가 주의 깜빡임 (attentional blink – 한 표적을 탐지한 후 300ms 전후에 제시되는 두 번째 표적이 잘 탐지되지 않는 현상) 때문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의 깜빡임 현상의 역할을 알아보기 위해 실시됐다. 실험3에서는 실험2의 절차와 동일하되 미리 알려주는 목표 자극을 C1, C2 두 개로 늘렸다. 따라서 실험에 쓰인 문장 자극은 목표 자극이 하나만 포함된 경우에 반복조건과 비반복조건, 목표 자극이 두 개 포함된 경우에 반복조건과 비반복조건으로 총 네 종류였다. 참가자들은 목표자극을 두 개 모두 봤으면 키를 두 번 누르는 식으로 반응하였다. 결과는 자극이 두 개 포함된 경우에, 반복조건과 비반복조건에서의 정확한 반응의 비율 차이가 유의미하지 않아, 주의 깜빡임(attentional blink)가 실험2의 결과의 한 원인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결론적으로 이 연구는 반복맹이 지각의 실패 때문이며 (주의 깜빡임 역시 지각의 문제) 구체적으로는 token-individuation 이론을 지지한다.

4. Comment

먼저 밝혀 둘 것은, 두 논문에 공통적으로 포함된 변화맹 개념의 설명, 선행 연구 리뷰, 변화맹을 설명하는 이론 소개 등은 기초 자료로서 본 보고서의 1. Intro 에 요약하였다. 그 나머지로 각 논문의 특정하고 구체적인 연구 목표와 그에 따른 실험 결과를 2. 3. 에 요약하였다.

두 논문이 한 가지 주제에 대한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는 만큼 흥미로운 리뷰였다. 두 논문이 모두 저명한 저널에 실린 만큼, 이론, 실험 패러다임, 해석 상의 비논리적인 부분은 찾기 어려웠다.



두 입장 중에 어느 것이 더 옳겠는가에 대한 개인적인 판단을 내릴 수가 없었다. 각 논문 이 각자가 취한 입장에 맞추어 실험을 꾸미고 그것을 검증하고 있어서 실험에서의 대립각을 찾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서로 상대방 입장에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을 자신의 이론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그 “현상”이 동일한 것이 아니라 각기 다른 현상이었다.


반복맹이 기억의 실패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논문에서는, 일단 반복맹이 일어나는 상황 속에서, 구체적으로 단어 내용을 조작하고, 단어를 기억해낼 단서를 제공하면서 반복맹의 “정도차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지각의 실패를 지적하는 논문에서는 미리 기억을 시켜놓고 반복맹이 일어나는지 “여부(yes or no)”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두 논문이 정확하게 상반되는 것이 아니며 정반합의 논리에 따라 통합된 설명을 제시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즉, 우선적으로 반복맹의 발생에는 “지각”적 원인이 필수적이며, 동시에 지각된 정보가 순간기억에 저장되기 때문에 단어의 내용이나 처리 수준에 따라 반복맹의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이런 맥락에서, 굳이 어느 것이 더 주요한 원인인지 한 가지만 정해야 한다면, 나는 지각의 실패를 택하겠다.




5. References

Morris, A. L., Harris, C. L. (2004). Repetition Blindness: Out of Sight or Out of Mind?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Human perception and Performance, 30, 913-922


Masson, M. E. J., Caldwell, J. I., & Whittlesea, B. W. A. (2000). When lust is lost: Orthographic similarity effects in the encoding and reconstruction of rapidly presented word lists.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Learning, Memory, and Cognition, 26, 1005-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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