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05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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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재

이거 잘 안 보이시는 분은 조금 훈련을 하면 나아질거에요. 예를들어 눈 앞에 아무 물체나 세워두고, 그 물체와 눈 사이에 본인의 손가락을 하나 세워둡니다. 그리고 손가락에 초점을 맞추면 뒤에 서있는 물체가 두 개로 보이고, 뒤에 서있는 물체에 초점을 맞추면 손가락이 두 개로 보여요. 저 위에 청하씨의 작품들을 이런 식으로 하나로 합쳐보면 매직아이가 일어납니다!


청하

앗, 훈재씨 그건 교차법 훈련하는 방법이예요. 매직아이 보는 법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평행법과 교차법이 있습니다. 왼쪽 눈으로 오른쪽 그림, 오른쪽 눈으로 왼쪽 그림을 보는 것을 교차법, 왼쪽 눈으로 왼쪽 그림, 오른쪽 눈으로 오른쪽 그림을 보는 것을 평행법이라고 하는데, 이 글에서 제가 만든 그림들은 모두 평행법을 기준으로 만든 것이기에 교차법으로 보면 오목한 부분이 볼록하게, 볼록한 부분이 오목하게 보이게 됩니다.

뭐 다른 그림들은 사실 평행법이나 교차법이나 큰 차이가 없습니다만, 마지막 그림은 교차법으로 본다면 안경이나 모자가 쑥 들어가보이겠지요.

교차법 훈련은 앞서 훈재 씨가 말씀하신 것과 동일한 방법으로 하고(통칭 ‘사팔뜨기’ 방법), 평행법 훈련은 보통 멍-한 상태로 그림을 코 앞에 바짝 갖다대고 두 기준점이 하나로 합쳐질 때 그 상태를 유지한채로 그림에서 점점 멀어지는 것으로 하게 됩니다. 익숙해지면 두 가지 방법 모두 자유롭게 할 수 있지요. //





우리는 왜 눈이 두 개 일까요?

하나만 있으면 괴물같아서요? 원래 하나였다면, 모든 사람이 하나의 눈을 가지고 있으면 아마도 그렇지 않을 거에요.
두 개 있어야 하나가 고장나도, 다른 하나로 볼 수 있으니까요. 으음, 조금 설득력이 있어요.

그보다 중요하게 눈이 두 개 있는 이유는, 두 눈에 비치는 상의 차이를 통해 깊이를 탐지하기 위해서입니다.
눈 앞에 손가락을 하나 펴들고 처음에는 왼쪽 눈으로, 다음에는 오른쪽 눈으로 바라보세요. 그러면서 손가락을 앞뒤로 움직여서 거리를 달리하면서 다시 왼눈, 오른눈으로 바라보세요. 그러면 우리는 두 눈이 손가락을 다르게 보며, 손가락이 얼굴에 가까이 있을수록 양눈을 통한 상의 차이가 더욱 커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단지 뭐든 하나로 보인다고 느끼지만 실상 우리의 시각회로는 이런 두 눈에 비치는 상의 작은 차이에도 매우 민감하게 반응해서, 우리에게 공간지각–깊이/거리지각이 가능케 합니다. 신기하죠? 별로인가요.

그럼 왜 호랑이는 두 눈이 머리 앞 쪽에 달려서 둘 다 전방을 향하고 있는데, 토끼의 두 눈은 양 옆으로 달렸을까요?

호랑이는 토끼를 발견하고, 토끼랑 자기랑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내가 뛰어가서 잡을만한지, 너무 멀어서 괜히 힘만 빼는 건 아닌지 알아채는 게 중요합니다. 너무 먼 거리의 차이로 설명하면 별로 실감이 안 납니다. 한 눈으로도 상의 크기를 가지고 대충은 판단할 수 있을테니까요. 그럼 좀더 실감나게, 실제 쫓아가서 잡으려는 중요한 순간을 떠올려보면 됩니다. 눈 앞의 토끼를 두고, 지금 발톱을 뻗어서 때리면 엎어질만한 거리인지 조금 더 도약해서 가까이 가야하는 거리인지, 그 미세한 거리의 차이를 알아야만하죠. 그렇지 않으면 굶어죽겠죠.

반대로 토끼 입장은 당연히 아시겠죠? 양 옆에 눈을 갖고 그야말로 사주경계하는겁니다. 어디서든 호랑이가 보이면, 조낸 튀어야 합니다. 빨리 발견하고 도망가는 게 중요합니다. 먹히면 끝이에요. 토끼는 잘 토끼니까 토끼라는 말이 있지요. (죄송)

아무튼 이런 양안시(binocular vision)와 관련해서, 망막부등–왼쪽 눈이 보는 것과 오른 쪽 눈이 보는 것 사이의 차이– 을 기초로, 우리는 궁금증이 폭발할 수 있어요. 청하씨 설명대로 두 눈을 통해 들어온 시각적 정보를 비교분석하여, 어디선가 분명 합쳐지기 때문에, 우리는 혼란이 없이 세상을 볼 수 있는 것 같은데, 대체 어디서 합쳐지느냐, 어떻게 합쳐지느냐 이런 궁금증이 생깁니다. 아니 혹시 합쳐지는 게 아니라 한 쪽눈만 골라서 그 눈에 보이는 것을 기초로 최종판을 만드는 건 아닐까요.

여기서 양안경쟁(binocular rivalry)이라는 생각이 튀어 나옵니다. 양 쪽 눈에 다른 상이 비치도록 실험장치를 만들어서 (꼭 망원경처럼 대놓고 양 눈에 다른 상을 보여주는) 해보면, 재미있게도 한번은 왼쪽 눈에 있는 게 보였다가 다음번에는 오른 쪽 눈에 있는게 보였다가 이게 깜빡깜빡 왔다갔다 하는 현상이 벌어집니다. 오오오! 그럼 우리는 결국 두 눈을 다 뜨고 있으면서도 실제로는 한 쪽 눈에 있는 것만 보고 있다는 말인가. 그건 아니죠. 사시로 고통을 겪는 사람이 아니라면, 우리의 눈알(안구) 두개는 항상 같은 곳을 봅니다. 미사일 터렛이 뮤탈한테 고개 돌리는 것보다 훨씬 민감하고 재빠릅니다. 다시 요점으로 돌아가보면, 청하씨가 만들어준 헐레이션 현상은 이런 양안경쟁과 관련이 있는 겁니다.

의문을 그치질 않습니다. 경쟁만 하다가 끝나느냐, 누가 이기는 지는 어떻게 정해지느냐, 양 눈에 아예 똑같은 상을 보여주면 경쟁이 안 일어나는 거 아닐까. 이와 관련해서, 양 쪽 눈에 비춰줄 대상의 유사성을 조작하고 그에 따른 우리 지각의 차이를 살펴보는 연구를 하게 됩니다. 얼마나 비슷해야 우리는 같다고 착각을 할 수 있을까. 왼쪽 눈에 비치는 상에만 색깔이 있는 점을 하나 찍어놓으면, 오른 눈은 무시당하고 왼쪽 눈에 비치는 상만 계속해서 보이는 현상이 벌어진다든지.

그게 무슨 뻘짓인가,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우리 시지각 경로, 빛(자극)-망막-감각수용기-시신경-시교차-시각피질의 각 단계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지각 정보가 어떤 것인지와 관련해서 우리 지각의 매커니즘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도리가 없습니다. 사람을 산 채로 해부해가며, 시신경을 자극해가며, 뇌의 일부분을 도려내고, 시신경다발을 조금씩 잘라가며 실험을 한다해도 쉽지 않은 일을, 짱구를 잘 굴려서 좋은 실험을 고안해내는 것으로 알아낼 수 있다는 건, 생각만해도 가슴이 벅차오르지 않은가요.


저는 너무 실용적인 쪽에 치우쳐있는데다가, 청하씨처럼 교과서 위주의 공부가 부족해서 더욱 자세한 설명이 힘들 것 같고, 치트키 쓰는 것 같은 승일씨나 맵핵 쓰는 민우씨 같은 초절정 내공이 없으므로 이 쯤해서 후다닥 접기로 합니다.

이 글의 핵심은 매직아이 보는 법인겁니다.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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