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42005
 

7월 23일 오후였습니다.
돋움 모임에 무단 결석한 홍지인양을 혼내주러 신촌에 가고 있었는데..
011-XXX-9612이란 번호로 전화가 오더군요
훈재였습니다.
휴가를 나온거죠.
그래서
저랑 훈재, 지인, 나영 넷이서
밥을 먹고, 보드람 치킨에 가서 술을 먹고 그렇게 놀다가

고학번들의 압박속에 지인이가 먼저가고
찜통더위속에 남은 03학번 셋은 시원한 맥주집을 찾아 해멨답니다.
마치 사막 한 가운데서 오아시스를 찾는 기분으로..
하지만 더운 날씨로 인해
맥주집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처음 찾아간 로드하우스에서 쫓겨나고,
그 담에 찾아간 폴리스에서도 거부당하고
결국 더블 듀스라는 곳에 가서야 자리를 잡았답니다.
값싼 세트메뉴에 솔깃한 우리는
싱하맥주 세트를 시켰는데
태국 왕이 먹는 다는 이 맥주, 엄청 맛이 없었습니다.ㅠㅠ
잠시후에 축구에 집회까지 빡신 일정을 마친 영민형이 왔습니다.
맛없는 술과 함께 군대이야기로 열심히 노가리를 까던중
이나영이 끊임없는 군대이야기에 GG를 치고 집에 가버렸습니다.

남은 셋은
이대로 헤어질 수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오기를 가지고 아까 쫓겨난 로드하우스에 다시 가서 술을 먹었죠.
칭타오가 맛있다는 소문을 듣고
주문을 했지만, 이것 역시 쓰더군요ㅠㅠ
역시 싸구려입맛이라그런지
OB만큼 입에 촥 감기는 맥주는 찾기 힘들더군요.

로드하우스 알바생들이 먹는 라면 비스무리 한 것을 보고
또 라면에 꽂힌 우리는
로드하우스를 박차고
라면집을 찾아 헤멨습니다.
그러던중 신촌 골목 한 켠에 있는
‘그놈이라면’이라는 라면집을 발견하였답니다.
매우 희한한 라면집이었습니다.
메뉴이름이 ‘그놈’, ‘떼놈’, ‘잡놈’, ‘시원한놈’, ‘게놈’ 등
(참고로 그놈은 평범한 라면이고
떼놈은 자장라면, 잡놈은 짬뽕라면)
머 이런식으로 건방지기 짝이 없었죠.
그러나 맛은 아주 좋았습니다.ㅋ
강춥니다!ㅋㅋ
‘시원한놈’과 ‘매서운놈’으로 만족스러운 야식을 한 판 한 후,
우리는 다음 진로를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계속 술을 먹을 것이냐
찜질방에 갈 것이냐
한강에가서 노숙을 할 것이냐

여기서 부터 우리의 본격적인 삽질이 시작되었습니다.-_-;;
취객과 연애인들이 판치는 신촌 찜질방을 가느니
차라리 한강에 가자는 결정을 하게 된 것이죠.
열대야에서 한강이 강바람으로
그나마 시원할 것이라는 기대에 찬 상상을 하면서 말이죠.
택시를 타고 서강대교를 넘어서(1번째)

한강에 도착한 우리는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신촌 찜질방 못지 않은 연애인들의 만행-_-;;을 볼 수 있었고
강바람은 커녕, 공기의 흐름조차 느껴지지 않는 찜통이었습니다.
사상 최악의 여건으로 인해
우리는 신촌으로의 회군을 결심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GS25를 발견하고
그 속으로 지체없이 뛰어든 우리는
그 곳에서 파라다이스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찌나 시원하던지…
그냥 드러누울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ATM에서 돈을 뽑고, 음료수 한 잔씩 하고
다시 택시를 타고 서강대교를 넘어(2번째) 신촌으로 왔습니다.
물 찬 무릎때문에 지하도로 갈 수 없다는 영민형의 굳은 결심을 따라
우리는 그 넓은 광활한 신촌로터리에서
무단 행단을 감행하게 됩니다.-_-;;
지친 몸을 이끌고
더운 날씨에 몹시 투덜거리면서 찜질방에 막 들어서려던 중,
두둥!!
이훈재의 어눌하면서도 개념없는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어! 내 지갑 어디갔어!’
지갑을 잃어버린 것이었습니다.
젠장, 이런 X쉐끼-_-++
온갖 욕이 튀어나오려 했지만,
휴가나온 군바리라는 점을 고려해서 간신히 참았습니다-_-;;

아까 한강가의 GS25에 두고 나온 듯 하다는 이훈재의 진술을 토대로
지갑을 찾기 위해서
다시 택시를 타고 서강대교를 넘어 (3번째) 한강으로 갔습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지갑은 없었습니다.-_-;;
안타까움에 한숨만 내쉬고..
하지만 잃어버린 지갑은 지갑이고
일단 살아야했기에..

우리는 다시 택시를 타고 서강대교를 넘어 (4번째)
대흥창역 근처의 찜질방으로 갔습니다.
거기서 일단 땀에 쩔은 몸을 좀 씻고
잠깐이나마 눈을 붙이자는 심산이었죠.ㅋ
그 때가 새벽 두시 반 쯤 되었을 시간입니다.

막 씻으려는 데,
수달 박소정양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신촌에 유명한 음식점이 어디냐고..
나름대로 친절히 답변해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되묻더군요.
이 시간에 안자고 뭐하고 말입니다.-_-;;
저는 민망함에 차마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의 삽질을…..ㅠㅠ
그냥 이제 잘 거라는 말 밖에는 할 말이…..ㅋ

씻고 수면실에서
아저씨들의 코고는 소리를 애써 무시해 가면서 잠을 청했고,
아침 8시 반쯤 일어났습니다.
에이 모르겠다
일단 해장국이나 하나씩 먹자고해서
걸어서-_-;; 신촌으로 갔습니다.
일단 신선설농탕으로 가서 한 그릇씩 먹으면서
속을 달랬습니다.

간밤의 이런저런 삽질로 인해
돈이 하나도 없었던 우리…참 난감했습니다.-_-;;

그래서 혹시나 카드없이도 돈을 뽑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한참을 걸어서 우리은행으로 갔지요
역시 은행은 천국이더군요.
에어컨이 어찌나 빵빵한지
나가기가 싫었습니다.
그 속에 별별 쌩쑈-_-;;를 하다가
훈재의 아는 형에게 구원 요청을 해서
5만원을 확보했습니다.

그것으로 무엇을 했는가 하면…
어이없게도 영화를 보러 아트레온에 갔습니다.ㅋㅋ
아일랜드.
보신 분이 있을런지 모르겠습니다만,,
헐리우드의 돈지랄를 한껏 만끽할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_-;;
영화를 보고 나오는데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지갑을 찾았다고 연락이 온 것입니다+.+
여의도 순복음교회 유실물 센터에 있다고 해서
또 기쁜 마음으로…
혹시나 지갑에 돈이 그대로 들어있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또 다시 택시를 타고 서강대교를 건너서 (5번째)
여의도 순복음 교회로 갔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가본 순복음 교회.
정말 서프라이즈 그 자체였습니다.
내부는 무슨 기업의 본사 건물 뺨치고
통신장비를 착용한 아저씨들이 주변을 돌고..
특히나 화장실..
화장실이 용재관보다 더 큰 듯 했습니다.-_-;;
경악을 금치 못했죠.
세상에나..

그곳에서 지갑을 찾았답니다.ㅋ
돈도 그대로 들어있어서+.+
우리는 아 아직 세상의 양심이 살아있구나+.+
지갑을 찾았다는 기쁨에 젖어,
그리고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다는 감격에 젖어,
버스를 타고 서강대교를 건너서 (6번째) 신촌으로 갔습니다.

6번째 서강대교를 건너는데..
어찌나 기가 차던지..
하룻밤 사이에 이게 무슨 삽질인지..ㅋㅋㅋㅋ

마무리는 괜찮은 듯 했습니다.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다-_-;;는 홍지인양과 합류하여
복성각으로 가서 맛있는 점심을 먹었죠.ㅋㅋ
독수리약국 앞에서 하는 행사에도 뻘쭘하게 참여해서
하늘보리도 하나씩 챙기고 말이죠.ㅋㅋ
다들 빠이빠이 하고 집에 가는 길이었습니다.

아 이제 집이구나
삽질도 끝났다
하는 안도감에 젖어있는데
이게 왠걸
나와보니
소나기가……..대략GG
결국 비를 쫄쫄 맞고 집으로 들어갔습니다.-_-;;

진짜 마지막까지 삽질이었던 하루.
힘들었습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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